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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그만두고 방황하던 유상철 다시 축구화 끈 매게 만든 세상떠난 '누나의 일기장'

누나가 세상을 떠나고 그 충격에 방황하던 유상철은 동생이 건넨 누나의 일기장을 보고 다시 축구를 할 수 있게 됐다.

인사이트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 뉴스1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건강이상설이 제기됐던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췌장암 4기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9일 유상철 감독은 SNS를 통해 자신을 걱정해준 많은 팬들을 향해 췌장암 4기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팬들은 충격과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 대상이 한국 축구 역사에 거대한 한 획을 그었던 유 감독이라 더욱 그랬다.


이런 가운데, 유 감독과 관련한 옛이야기들도 다시 회자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유 감독이 얼마나 치열한 삶을 살아왔는지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이야기가 팬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고 있다. 


인사이트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 2010년 한 방송에 출연했던 유 감독은 조심스럽게 먼저 떠난 누나의 이야기를 꺼냈다. 


옛일을 회상한 유 감독은 "어린 동생과 누나가 있었는데, 어느 날 가족들이 다 모여있다더라. 알고 보니 누나가 죽은 거였다"라며 아픈 가정사를 고백했다. 


그 충격으로 인해 더는 축구를 하고 싶지 않아 방황했던 유 감독. 그런 유 감독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던 동생은 죽은 누나의 일기장을 내밀었다.


그 일기장 안에는 유상철의 모습이 담긴 신문 사진이 오려져 붙어 있었다. 이 사연을 전한 유 감독은 "스크랩을 하며 좋아했던 누나 생각에 이렇게 그만두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2002년 월드컵 히딩크 감독을 만난 유상철은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대한민국 4강 신화에 일조했다. 


당시 영국의 축구 평론가 앤드류 워쇼는 "유상철은 이번 월드컵에 참여한 수비형 미드필더 중 최고다. 그의 침착성과 탁월한 볼 배급 능력은 경이로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세계 축구 팬들은 그의 등 번호(6)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며 최고의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인사이트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 10월 19일 파이널 라운드 B 1차전에서 성남을 상대로 1-0 승리를 거둔 인천 소속 선수들은 기뻐하기는커녕 눈물을 보이며 오열했다. 


김진야, 김호남, 이태희 등의 선수들은 물론 이천수 전력강화실장까지 눈시울을 붉혔다. 건강이상설이 제기된 상황에서 선수들이 보인 눈물은 유 감독이 건강이 크게 악화했음을 가늠케 했다.


그리고 지난 19일 그의 병명은 췌장암 4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췌장암의 경우 생존율이 낮은 병이어서 당시 선수들이 보인 눈물의 의미가 이제서야 읽혔다.


인사이트Instagram 'incheonutd'


물론 지금까지 그래왔듯 유 감독은 좌절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제가 맡은 바 임무를 다하면서 선수들, 스태프들과 함께 그라운드 안에서 어울리며 긍정의 힘을 받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를 지켜보는 팬들 또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온 그의 기적이 이번에도 실현될 거라 믿으며 응원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한 누리꾼은 "한일월드컵 4강 확률이 췌장암 생존율보다 낮았습니다. 그때도 해냈듯이 이번에도 이겨내시길 바랍니다"라며 유 감독의 쾌유를 빌어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