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깨워준 엄마 탓이야"···늦잠 자서 수능 못 본 딸이 절망하자 엄마가 울면서 한 사과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아침에 눈을 떠보니 8시였다. 입실까지 단 10분. 일어난 상태 그대로 집 밖으로 나가 경찰차를 탔다.


다행히 경찰차는 근처에 있었고, 바로 날 위해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5분 전, 1분 전···' 입실 마감 시간이 점점 가까워졌다.


결국 차 안에서 입실 시간이 지났고, 시험을 보는 학교에 도착했을 때는 교문이 굳게 닫힌 채였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청일전자 미쓰리'


'3년 동안 고생한 게 이렇게 끝나는구나'라고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멘탈이 무너져내렸다.


국영수탐 등급도 꽤 잘 나오고 있던 터라, 수능 2주 전부터 컨디션 관리에만 집중하면서 '수능만 잘 보자'는 생각으로 지냈는데 단 한순간의 실수로 일을 그르쳤다.


더 슬픈 건 집에 돌아온 나를 대하는 부모님의 태도였다.


늦잠을 잔 것도, 지각을 한 것도 모두 내 탓인데 엄마, 아빠는 자신들 잘못이라며 오히려 나에게 사과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BS2 '동백꽃 필 무렵'


엄마는 울먹이며 "아침에 못 깨워준 내 잘못이다. 정말 미안하다"고 나에게 사과했다.


다 엄마, 아빠 탓이니 미안하다고, 그리고 너는 괜찮다고 말하며 날 위로하는 부모님 때문에 더 마음이 아팠다.


수시 남은 건 가망이 없는데, 이제 재수를 해야 하다니 악몽을 꾸는 것 같다.


차라리 수능을 망쳤다면 이렇게 서럽진 않았을 텐데. 늦게 일어나 수능을 못 본다는 건 남 얘기인 줄만 알았는데 내 얘기가 됐다. 눈물이 난다.


인사이트카페 '수만휘'


해당 내용은 오늘(14일) 한 수험생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글을 각색한 것이다.


평소 모의고사 성적이 좋았던 A씨는 수능만 생각하면서 고등학교 생활 3년을 보냈다.


심지어 시험 2주 전부터 오직 컨디션 관리만 하며 수능을 준비했지만, 어처구니 없이 당일날 늦잠을 자는 실수를 했하고 말았다.


자신의 실수로 1년을 더 공부해야 하는 것도 허무하지만, A씨는 행여라도 자책하며 우울함에 빠질 자녀를 생각해 모든 걸 '자기 잘못'으로 돌리는 부모님의 행동에 더욱 슬픔을 느꼈다.


자식의 허물도 기꺼이 자신의 잘못이라 뒤집어쓰는 부모님의 마음을 생각해서라도 A씨가 빨리 절망을 털고 일어나길 바란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이날 지각 염려 등의 이유로 경찰차로 수송한 수험생 98건, 시험장 착오자 수송 9건, 수험표 찾아주기 1건, 기타 2건 등 총 110건의 수험생 편의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A씨 뿐만 아니라 수능 당일에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지각의 위험에 빠지는 이들이 많다. 인생은 어디서 어떤 일이 생길 줄 모르는 법. 이들의 준비성을 탓하기에는 변수가 많았던 만큼, 절망한 이들에게 지나친 비난은 삼가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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