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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내집 장만해서 빌라로 이사갔는데, 초등학생 딸이 학교에서 '빌거'라고 왕따를 당했습니다"

빌라에서 산다는 이유만으로 초등학생 딸이 왕따를 당했다는 사연이 전해져 온라인상에 충격을 안겼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넉넉지 않은 살림살이었지만 20대 때부터 모아온 돈에 약간의 대출금을 보태 30대 젊은 부부는 서울 소재 한 빌라에 들어가게 됐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딸을 뒷바라지하기 위해서라도 부부는 열심히 노력했다. 딸만큼은 멀쩡한 학교에서 수준 높은 교육을 받게 하고 싶었다.


부부는 그렇게 강남권에 위치한 모 초등학교에 딸을 입학시키게 됐다. 이름만 대도 알만한 유명 초등학교였다.


그렇게 딸이 입학하고 몇 주가 지난 후, 어느 날 부부는 수업을 마치고 돌아온 딸의 표정이 어두운 것을 느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에 부부가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었고 한참 대답하기를 망설이던 딸은 결국 자신이 학교에서 당한 일을 털어놨다.


알고 보니 딸은 학교에서 같은 반 친구들에게서 '왕따'를 당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이들 가족의 집이 '빌라'였기 때문이었다.


친구들은 딸을 빌라에서 온 거지라는 뜻인 '빌거'라 부르며 놀려댔고, 딸 앞에서 자신들이 사는 유명 아파트들을 자랑하고 뽐냈다고 한다.


부부는 이러한 사실을 믿기 힘들었다. 10살도 채 되지 않은 어린아이들이 주거 조건과 소득을 논하며 또래끼리 계층을 나누고 왕따를 시킨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 사연은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연 글을 짧게 정리한 내용이다.


아직 가치관이 제대로 형성되지도 않은 초등학생들끼리 계급을 지어 서로를 구분 짓고 있다는 사실이 충격을 안긴다.


실제로 이와 비슷한 내용의 글은 그간 여러 차례 등장한 바 있다. 이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브랜드인 '휴먼시아'와 '거지'를 합성한 '휴거'라는 신조어가 한동안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이러한 아이들의 차별은 어른들의 탓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어른들의 차별 의식이 아이들에게 극단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이에 교육부는 2013년부터 가정환경 조사와 진로 상담 조사 등에서 학부모의 직업이나 학력, 재산을 적는 칸을 없애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조치가 빠르게 퍼져가는 아이들의 주거 차별 문화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엔 어렵다는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