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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고대도 기숙사 통금 폐지했다는데, 저희도 좀 자유롭게 풀어주세요"

최근 대학교 기숙사 통금이 학생들의 인권침해라는 주장이 대두되면서 통금 폐지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나의 아저씨'


"열한 시다! 나 먼저 갈게!"


가지 말라는 친구의 부름에도 급하게 가방을 챙기고 자리를 떴다.


그리고 학교까지 달리고 또 달렸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 멈춰 서서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잠깐이라도 멈췄다가는 기숙사 통금을 넘어서 버릴 위기였다.


겨우 단 5분을 남기고 기숙사에 도착했다.


21살, 성인인데 왜 고등학생 때도 없는 통금에 마음대로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못하는 건지 속상하기만 했다.


가끔은 '그냥 통금이 풀리는 아침에 들어갈까?' 하는 생각까지 들 때도 있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최근 이처럼 성인이 되어서도 대학교 기숙사 통금(통행금지) 시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학생들이 많다.


시험 기간에 밤늦게 공부를 하고 오면 통금 시간이 넘어 벌점을 받는 경우도 더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숙명여대 총학생회는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14일까지 기숙사에 현재 거주하고 있거나 거주했던 경험이 있는 학생 252명을 대상으로 기숙사 생활수칙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88.7%가 '야간 출입통제가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W'


또한 응답자의 73.1%는 '야간 출입통제로 인해 기숙사에 출입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현재 숙명여대 총학생회는 이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기숙사 야간 출입통제와 불시점검 폐지를 요구하며 학교 측과 면담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와 고려대는 모두 기숙사 통금이 일찌감치 폐지됐다. 하지만 연세대학교와 홍익대학교 또한 아직 기숙사 통금 시간이 정해져 있었다.


이에 연세대학교 총학생회가 지난 6월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67.6%가 통금을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청춘시대'


현재 연세대 총학생회는 설문조사 결과를 학교 측에 전달하고, 대학 측은 일단 국제캠퍼스 기숙사부터 규정을 완화해 시험 기간에는 통금을 적용치 않기로 했다.


홍익대학교의 경우에도 지난달 기숙사 출입통제 시간을 1시간 늦추는 안건으로 투표를 진행해 학교 측에 통금 완화를 건의하기도 했다.


통금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생들은 성인임에도 이를 강요하는 것이 과하다는 입장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청춘시대'


반면에 학교 측은 비용 증가와 안전사고 우려 등의 이유로 통금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통금을 폐지하면 야간에 출입하는 학생들이 많아지니 그만큼 야간 경비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서울시는 대학교들의 기숙사 운영에 인권 관점이 반영되도록 '인권친화적 공동생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대학 기숙사 등에 배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