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 한 장'만 달라고 하면 한 뭉텅이 뽑아서 주는 한국인의 특징
한국에 거주한 외국인들은 '휴지'를 건네줄 때 한국인들만이 가진 남다른 '정'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저, 휴지 한 장만 뽑아줄래?"
식당에서 음식을 먹다가 흘렸을 때, 우리는 대부분 휴지 가까이에 있는 사람에게 휴지를 뽑아서 달라고 요청한다.
대부분 '한 장만 달라'고 말하지만 그때마다 돌아오는 건 여러 장의 휴지다.
수북이 쌓인 휴지를 보고 있자면 한국인의 잔정이 느껴지는 것이다. 외국인의 시선에서는 이 같은 행동이 특이하고도 정겹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한국 생활 경험이 있는 외국인들은 한국의 요청한 것보다 더 얹어주는 문화를 신기하게 생각했다.
이들은 SNS에서 휴지를 한 장만 요구했는데 항상 여러 장을 받았던 한국에서의 경험을 떠올리며 "어딜 가도 하나만 요구하면 여러 개를 주더라. 이런 곳은 한국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비단 휴지뿐만이 아니다. 식당에서 반찬 역시 뭐 하나를 추가로 달라고 하면 돈을 더 받는 것도 아니면서 비어있는 반찬 그릇까지 가져가 잔뜩 담아준다.
심지어 더 달라고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반찬 그릇을 가져가 담아주는 식당 종업원도 있다.
한 명이 소주잔, 맥주잔을 요청할 때도 꼭 개수를 말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종업원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테이블에 앉아있는 사람 수만큼 잔을 가져다준다.
친한 친구가 먹고 있는 간식을 하나만 달라고 해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다.
"나 과자 하나만"이라고 말하는 순간 그 과자 봉투는 반으로 갈라져 테이블 위에 '공공재'처럼 놓인다.
얼마든지 먹어도 좋다는 그 신호에 외국인들은 처음에 당황했다고.
하지만 어느새 그 문화에 익숙해진 이들은 "한국을 떠나 고국으로 돌아갔는데 다들 너무 개인주의적이라 섭섭한 감정이 들었다"고 털어놔 모두를 웃음 짓게 했다.
실제 '정'은 해외 글자로 번역하기 어려운 표현 중 하나로 꼽힌다. 우리 민족 특유의 정서가 녹아있기 때문이다.
정작 한국인들은 인식하지 못하는 우리의 '정'을 외국인들은 신기하고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