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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만남'에서 만난 여성이 임신했다는데 낳아서 같이 키우기로 결심했습니다"

수개월간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온 여성이 임신하자 끝까지 책임을 지겠다고 나선 남성이 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수개월간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온 여성이 임신하자 끝까지 책임을 지겠다고 나선 남성이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조건 만남을 해온 여성이 임신을 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 따르면 평범한 30대 남성이라는 A씨는 몇 달 전 SNS를 통해 24살의 여성과 조건 만남을 했다. 외모는 차치하고, 서글서글한 성격이 좋아 몇 달간 만남을 이어왔다.


성관계는 끝났지만 헤어지기가 아쉬워 하루를 같이 보낸 날도 많았다. 굳이 조건 만남이 아니더라도 따로 만나 영화관을 가는 등 데이트도 자주 했다.


알게 모르게 사랑의 싹을 틔우고 있었지만, A씨는 그녀를 향한 감정을 부인하기만 했다. 둘의 관계가 어디까지나 성매매에서 출발한 탓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마침 바쁘기도 하고 따로 만날 여건이 마땅치 않기도 해 관계를 정리하려고도 해봤다. 그녀에게 한동안은 연락조차 안 했다. 잠시나마 뜨거웠던 관계도 어느 정도 정리돼 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얼마 뒤 그녀에게 짧은 연락 한 통을 받으면서 그의 말 못 할 고민은 다시 시작됐다. 임신을 했고, 낙태는 생각지 않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여성은 A씨에게 "오빠를 만나고는 누구와도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며 "아이의 아빠는 오빠가 맞다"고 말했다.


A씨는 연락을 보자마자 회사에 반차를 내고 뛰쳐나와 그녀에게 달려 갔다. 여성은 여전히 그를 보고 생글생글하게 웃어줬지만, 이내 자책을 하더니 눈물을 보였다.


속마음은 복잡했지만, 쉽게 결심을 내지 못했다. 낙태라는 무책임한 단어가 여러 차례 떠올랐지만, 도저히 도리가 아닌 듯해 끝내 뱉지 못했다. 소소하게 행복했던 그녀와의 일상도 머리를 스쳤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결국 A씨는 여성의 손을 잡기로 했다. 울고 있는 여성의 눈물을 닦아주고 "정말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어봤다.


여성은 대답 대신 1200여만 원이 든 통장을 건넸다. 성매매는 40번 정도 했고, 더 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건넸다.


둘은 한동안 끌어안고 펑펑 울다 영원한 사랑을 맹세했다. A씨는 "모르겠다. 당장 며칠 뒤에도 땅을 치며 후회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그냥 제 판단을 의심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글이 올라오자 많은 누리꾼이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A씨와 여성의 성매매 행위는 용납할 수 없더라도 둘의 결심만큼은 칭찬할 만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한 누리꾼은 "내가 감수성이 풍부한 건가. 글쓴이의 의리가 보기 좋다"며 "둘이 잘 됐으면 좋겠다. 응원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