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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서 '피묻은 생리대' 나온 우리반 남학생을 응징했는데 '치질'이었습니다"

한 학교에서 피에 젖은 생리대를 갖고 다니는 동급생을 무작정 폭행했다가 참극이 발생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OCN '구해줘'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가방에 피에 젖은 생리대가 있었던 같은 반 남학생을 몇몇 학생이 변태로 오인해 무작정 응징했다가 큰 참극이 일어났다.


이 오해로 인해 피해 학생은 학교를 자퇴해야만 했다. 


지난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학생의 가방에서 피에 젖은 생리대를 발견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 따르면 A학생은 최근 학교에서 우연히 한 학생의 가방 속에서 충격적인 물건을 봤다. 살짝 열린 가방 속에 피가 묻은 휴지 뭉치가 담긴 비닐봉지가 들어 있던 것이다.


호기심이 지나쳤던 그는 곧바로 비닐봉지를 꺼내 정체를 확인했다. 비닐봉지에 담겨 있던 휴지 뭉치의 정체는 생리대였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교실에 있던 모두가 피 묻은 생리대를 보고 크게 놀랐다. 몇몇 여학생은 '변태'가 있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 순간, 가방의 주인공이 교실로 들어왔다. 같은반 남학생들이 생리대 뭐냐고 따져 묻자, 당황한 남학생은 도망쳤다.


학생들은 그 남학생을 끝까지 추격해 붙잡았고 응징했다. 몇몇 학생은 그 남학생을 발로 짓밟기도 했다. 


엉덩이까지 두들겨 맞은 그 남학생의 엉덩이는 피에 젖어 빨갛게 물들었다. 엉덩이 부근에서 시작된 피는 발목까지 흘렀다. 피를 본 피해 학생은 다른 학생들을 뒤로하고 학교 밖을 나섰다. 


다음 날 결석한 그 남학생을 보고 같은 반 학우들은 당황했지만, 변태가 창피해 오지 않은 거라고 단정 지었다. 하지만 피에 젖은 생리대의 진실이 밝혀지면서 결국 문제가 터졌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좌) 뉴스1, (우)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좌) 뉴스1, (우) gettyimagesBank


담임 교사는 아침 조례에서 "학생이 치질이 심해 생리대를 차고 있었다는데, 어제 폭행을 당해 항문이 터졌다"며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어 가해자를 징계하겠다"고 말했다.


가해 학생들은 당장 징계를 받을 걱정만 하며 안절부절못해 했다. A학생 역시 괜히 문제를 키웠다는 자책감에 숨을 죽였다.


물론 피해 학생의 부모가 징계를 원치 않아 학폭위는 열리지 않았다. 다만 가해 학생 학부모 전원에게 일일이 전화를 돌려 가해 사실을 고발했다. 가정에서 자체 징계(?) 해달라는 뜻이었다.


A학생은 "다음 날 교실은 정말 볼 만했다. 어떤 애는 제대로 의자에도 앉지 못했고, 멍이 들어 있는 학생도 많았다"며 "정말 많은 교훈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치질은 매우 흔한 질환으로, 오래 앉아 있거나 불규칙한 식습관에 의해 생겨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치질 관련 질환 진료 인원은 연 60만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