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도중 '기억상실증' 걸린 아내 위해 연애 스토리 '책'으로 펴낸 남편
출산 도중 기억을 잃어버린 아내를 위해 자신들의 추억을 직접 책으로 출판한 남편의 사연이 누리꾼들의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인사이트] 장경윤 기자 = 남편이 정성스럽게 써 내려 간 자신들의 이야기를 읽는 아내의 입가에는 어느덧 행복한 미소가 가득히 피어나고 있었다.
지난 28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유니래드는 출산하는 동안 기억을 잃어버린 아내를 위해 과거의 러브 스토리를 책으로 쓴 남편의 가슴 뭉클한 사연을 전했다.
미국 미시간주 출신의 38세 남성 스티브(Steve)는 아내 캄르 커토(Camre Curto)는 약 4년 전 결혼해 아들을 임신하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캄르는 임신 33주 만에 갑자기 목이 부풀어올라 호흡 곤란을 일으켰다. 병원에 이송되는 동안에는 발작 증세도 보였다.
진단을 마친 의료진은 캄르가 '자간전증'을 앓고 있다고 진단했다.
임신부가 고혈압과 수분저류(수분이 체내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현상) 등을 보일 때 발생하는 자간전증은 심한 경우 임신부와 태아 모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질환이다.
이에 의료진은 긴급 제왕절개 수술에 들어가 캄르와 태아를 떼어놨다.
그러나 혈류 이상으로 이미 뇌가 손상되어버린 캄르는 스티브는커녕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떠올리지 못했다.
마치 신체만 큰 어린아이와도 같은 캄르의 모습에 스티브는 처음 절망했으나, 이내 마음을 다잡고 캄르와 다시 사랑을 시작하기로 했다.
스티브는 이후부터 캄르에게 옷을 입는 순서나 양치질을 하는 방법 등 아주 기초적인 것부터 가르쳐줬다.
캄르 또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자신을 지극정성으로 보살펴주는 스티브를 전적으로 믿고 따랐다.
어느 날 스티브와 함께 소파에 앉은 캄르는 스티브에게 "나는 당신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안다"며 "이 생각이 늘 나를 일어서게 만든다"고 말했다.
캄르의 진심 어린 고백에 가슴이 뭉클해진 스티브는 캄르가 조금이라도 기억을 되찾을 수 있도록 자신들이 함께 만들었던 추억을 '책'에 담기로 했다.
결혼 4주년에 맞춰 마침내 출판된 책의 제목은 이전 캄르가 스티브에게 말해준 '그러나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안다'로 결정됐다.
비록 캄르는 책 속의 내용을 기억하지는 못했으나, 글에서 느껴지는 스티브의 사랑에 입가 가득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고 한다.
캄르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남편과 아들을 통해 세상의 전부를 배울 수 있었다"며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희망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