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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강제 은퇴에 화나 '평기싫' 멘트 날리며 울상 짓던 이정후의 뽀시래기 시절

아버지가 평생을 헌신한 팀에게 배신을 당한 날 어린 이정후는 복수의 칼날을 갈았다.

인사이트XTM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바람의 계보를 이어받은 이정후에게는 꼭 원수를 갚아야 하는 상대가 있다. 


일본 주니치 드래곤스에서 도전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평생 헌신한 아버지 이종범을 매몰차게 외면한 기아 타이거즈다.


현역을 더 이어나갈 수 있는데도 은퇴를 강제당하는 아버지를 본 그는 기아에 크나큰 실망을 했다. 아버지의 은퇴식에서도 뾰로통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2012년 5월 26일 이정후는 광주시 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이종범의 은퇴식에 참석해 시타를 맡았다.


그러나 그는 시종일관 좋지 않은 표정을 유지했다. 아버지가 공을 던지자 대충 베트를 휘두르는 시늉만 하고는 곧바로 더그아웃을 향해 나갔다.


XTM


이종범은 아들의 시무룩한 표정을 보고 몇 차례 어색한 미소만 띠었다. 19년간 이어온 경력에 허무한 마침표를 찍은 그의 표정은 복잡미묘해 보였다.


아버지의 초라한 뒤안길을 직접 본 이정후는 급기야 SNS에 "X발 X 같아", "평생 기아를 싫어할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성급했다는 지적이 일자 곧바로 글을 수정했지만, 그의 분노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수정된 글에는 "아버지의 꿈을 이뤄드리자", "꼭 성공해서 아빠 몫까지 열심히 하자" 등의 내용이 있었다.


와신상담한 이정후는 끝내 아버지의 뒤를 이어 우리 야구계를 빛내고 있다. 21세 2일 만에 최연소, 최소 경기 500안타를 달성했다. 종전의 기록은 이승엽의 21세 10개월이었다.


인사이트이정후 싸이월드


앞서 이종범은 여러 차례 기아로부터 은퇴하라는 압박을 받고도 현역을 고수해왔었다. 그러나 2012년 시즌의 개막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전력 외 통보를 받아 결국 베트를 내려놓았다.


1993년 해태 타이거즈에서 데뷔한 그는 프로 첫 시즌부터 한국시리즈의 MVP를 거머쥐었을 뿐만 아니라 타이거즈와 함께 4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이듬해인 1994년에는 MVP, 타격 4관왕, 골든글러브 등을 휩쓸었고, 1997년에는 30홈런 64도루를 기록했다.


그는 한국에서만 통산 1,706경기에 출장해 1,797안타를 때려 0.297 타율을 기록했다. 또 194홈런에 510도루, 730타점, 1,100득점을 기록해 명실상부 우리 야구계의 전설에 자리했다.


인사이트Instagram 'jihey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