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면 바로 '손모가지' 날아가는 포식자 '악어거북'이 광주에서 발견됐다
광주의 한 하천에서 외래종 '악어거북'이 발견돼 생태계 교란이 우려된다.
[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포식자로 악명 높은 외래종 '악어거북'이 광주광역시 광주호 인근 하천에서 발견됐다.
악어거북이 한국 야생에서 발견된 것은 2011년 경북 구미에 이어 두 번째다.
24일 전남대학교 생태모방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무등산 원효 계곡에서 광주호로 흐르는 풍암천에서 악어거북이 발견됐다.
산강유역환경청 자연해설사가 최초발견해 포획한 뒤, 국립공원 당국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생물다양성을 위협하는 외래생물에 대해 국가 연구사업을 진행 중인 전남대학교 생태모방연구센터 학술연구교수팀이 현장에서 이 악어거북을 인계받았다.
연구팀이 계측한 결과 이 거북은 등딱지 길이 31㎝, 무게 7.6㎏, 10살 이상인 악어거북 수컷으로 밝혀졌다.
구교성 교수는 "개인이 기르다 호수에 내버린 것으로 보인다"며 "토종 생물을 포식할 것이기 때문에 생태계 교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물속에서 생활하는 습성 때문에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많은 개체가 생태계에 유입되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 거북은 세계적 멸종위기종으로 국제 거래가 엄격히 통제되지만, 암암리에 애완용으로 사육되고 있다.
또한 구 교수는 "종 자체가 매우 포악하고 공격성이 강해 사람이 모르고 접근했다 공격당할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한다.
늑대거북 과에 속하는 악어거북은 세계에서 가장 큰 민물 거북이다. 미국 남서부 습지 고유종으로 머리가 크고, 등딱지에 삼각뿔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대 113㎏까지 자라기도 하며 야생에서는 보통 45㎏ 정도 나간다.
악어거북은 물속에 숨어 입을 벌린 채 혀끝의 지렁이처럼 생긴 부속지를 흔들어 물고기를 유인해 사냥한다.
무는 힘이 강하고 날카로운 부리가 달려 있어 함부로 만졌다가는 손가락이 잘릴 수도 있다.
한편 일본에서도 방류된 악어거북이 수 차례 발견돼 이를 '요주의 외래생물'로 지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