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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의 뼈 다 부러진 채로 마대자루에 담겨 동해에 버려진 시츄

뼈가 부러져 마대 자루에 버려진 시츄가 구조 후 무지개다리를 건너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동물 학대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얼마 전 강원도 동해의 한 산책로에서는 마대 자루에 묶여 버려진 강아지가 발견됐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온몸의 뼈가 부러진 채 버려진 한 강아지의 이야기가 공유되며 안타까움과 분노를 자아냈다.


글쓴이 A씨는 어느 날 저녁, 퇴근 후 동해 전천강변에서 아내와 함께 반려견 두 마리를 데리고 산책을 했다.


그런데 산책 도중 반려견들이 자전거길과 도보 산책로 사이에 있는 한 마대 자루에 다가가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쓰레기 냄새를 맡았나?' 하는 생각에 더러우니 가자며 산책을 이어갔다. 


그런데 다시 돌아오는 길에 강아지들은 또다시 버려진 마대 자루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맡았다.


"빨리 와"라고 외치며 가던 길을 가려는 순간 갑자기 마대 자루가 꿈틀거렸다.


깜짝 놀란 A씨가 자루를 풀어보니 그 안에는 양쪽 다리가 부러진 듯 축 늘어진 시츄 한 마리가 들어있었다. 


인사이트A씨 인스타그램


시츄는 부러진 다리를 만지는 손길에도 신음 한 번 하지 않고 숨을 몰아쉬기만 했고 이미 체온도 심각하게 떨어진 상태였다.


A씨는 동물병원을 수소문했지만, 야간에 운영하는 동물병원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근처의 모든 동물병원에 연락하며 자신의 사무실로 시츄를 데려와 히터로 체온을 높이는 등의 응급처치를 할 수밖에 없었다.


시츄는 물도 혼자 마시지 못해 숟가락으로 물을 떠먹여야 했다.


인사이트A씨 인스타그램


얼마나 지났을까. 다행히도 한 수의사가 모임을 가던 중 취소하고 되돌아오고 있다며 연락을 해왔고 A씨는 시츄를 안고 해당 동물병원으로 향했다.


시츄의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얼마나 물을 마시지 못한 건지 탈수 증상으로 혈액검사를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정밀 검사 결과 시츄는 두 앞다리와 뒷다리 하나 그리고 턱까지 골절된 상태였다.


그리고 시츄의 엑스레이 사진에서는 동물 등록 칩이 발견됐다. 시츄의 주인을 찾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인사이트A씨 인스타그램


칩을 통해 연락한 견주는 다른 누군가에게 반려견을 줬다며 자신은 아무것도 모른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에 수의사가 화를 내며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자 견주는 그제야 신고를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며 다음 날 찾아오겠노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수의사는 A씨에게 "시츄의 상태를 봤을 때 안타깝지만 안락사를 시키는 게 좋겠다"면서 "견주가 와서 안락사하겠다고 하면 그렇게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런 자신의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A씨가 칩에 쓰여 있는 이름을 부르자 시츄는 아픈 와중에도 목을 세우고 아는 척을 해 더욱 마음을 아프게 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안타깝게도 A씨에 따르면 시츄는 얼마 전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무지개다리를 건넜다고 한다.


시츄의 가슴 아픈 사연에 누리꾼들은 당장 신고해 견주를 처벌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함께 사는 반려견은 또 한 명의 가족이다. 사랑하는 가족을 온몸의 뼈가 부러질 정도로 때리고 마대 자루에 넣어 버릴 수 있는가.


고통 속에서 눈을 감은 시츄가 하늘에서는 아픔 없이 마음껏 뛰어다니며 행복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