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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주고받은 카톡 대화, 1천만원 준다면 모두 공개하실 수 있나요?"

은밀한 사생활을 모두 공개하는 대신 10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내기가 있다면 참여할 것인가.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누구(?)나 한 번쯤 은밀한 사생활을 즐겨본 적이 있을 것이다. 휴대폰에 총망라된 이 사생활은 죽마고우라고 해도 차마 털어놓을 수 없는 '비밀'이다.


그런데 만약 카카오톡을 통해 나눈 대화 내용을 일부 공개하는 대신 무려 1천만원을 받을 수 있는 내기가 있다면 어떨까.


지난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제 카카오톡을 통해 나눈 대화 내용을 모두 공개하면 1000만원을 준다"는 가상의 내기 하나가 올라왔다.


이 내기는 현실에서 일어나기 힘든 글쓴이의 상상일 뿐이다. 그러나 큰돈과 소중한 사생활을 놓고 저울질하는 재미를 줘 누리꾼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어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내기의 난이도는 참가자의 대인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대인관계가 넓지 않고, 언제나 양심에 따라 행동해왔다면 내기는 덧셈이나 뺄셈보다 쉽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모두가 덧셈·뺄셈처럼 쉽게 생각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자신이 싫어하지만 겉으로는 좋아하는 척 하는 대상을 마음 놓고 욕한 카톡 메시지가 있는 사람은 공개를 꺼릴 것이다. 


야릇한 상상을 실현하기 위해 '몰래' 무언가를 했던 사람도 공개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가 아닐까.


누군가에게는 1천만원이라는 돈도 들키고 싶지 않은 어두운 내면을 공개하는 비용치고는 적게 느껴질 수 있다.


이 내기를 접한 누리꾼의 반응 역시 크게 엇갈렸다. 한쪽은 한 달간 대화 내용도 공개할 수 있다고 하는 반면 아쉽지만 내기에 응할 수 없다는 반응도 많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완벽한 타인'


지난해 10월 개봉한 영화 '완벽한 타인'에서도 비슷한 게임이 한 차례 진행된 바 있다. 식사를 하는 동안 받은 연락을 모두 공개하는 게임이었다.


게임의 결과는 처참했다. 누구 하나 흠집이 나지 않은 참가자가 없었다. 영화가 망가진 참가자를 보여주기며 시사하는 바는 딱 하나였다.


"사람들은 누구나 세 개의 삶을 산다. 공적인 하나, 개인적인 하나, 그리고 비밀의 하나"


비밀은 소박한 일상을 유지하는 데 꽤 큰 도움을 주고, 일부 비밀은 공익(?)을 위해서라도 알려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당신의 선택은 어떠한가. 무엇을 선택하는 자유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사생활이 1천만원 그 이상의 가치를 갖고 있다는 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