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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보기 싫다"···부대 밖에서 햄버거 먹다가 시민들에게 '신고'당한 군인 병사들

군인 몇명이 뙤약볕에 영외 진지를 보수하다가 햄버거를 먹자 민원을 제기한 시민이 있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뙤약볕에 영외 진지를 보수하는 병사에게 햄버거를 사줬다가 민원 신고당한 군인의 사연이 전해졌다.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민원인의 신고를 받고 자괴감에 장교를 그만둔 남성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 따르면 육군 한 동원사단의 군수과장이었던 A씨는 얼마 전 영외 진지를 보수하고자 병사 몇 명을 데리고 잠시 외출을 했다. 뙤약볕이 쏟아지는 날씨였지만 누구도 불평하지 않고 작업에 임했다.


괜히 안쓰럽고 미안했던 그는 인근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사와 대접했다. 병사들은 크게 대단하지 않은 점심이었지만, 마치 뷔페라도 온 듯 기뻐했다고 한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반나절간의 힘들었던 작업을 마치고 늦은 저녁 A씨네 부대원은 막사에 복귀했다. 그런데 A씨는 휴식을 취하려는 순간 사단 인사처에서 갑작스러운 호출을 받았다.


행정실에 가보니 인사처장을 비롯한 간부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인사처장은 군인이 점심으로 햄버거를 먹는다는 민원이 들어왔다고 나무랐다.


군인은 짬밥을 먹어야 하는데, 왜 햄버거를 사 먹여 혈세를 낭비하냐는 지적이었다. 그는 당황스러우면서도 분노가 치밀어올라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자리를 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Bank


A씨는 "전역에는 많은 이유가 있었지만, 박탈감이 심했던 이 사건이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할 것"이라며 "군인을 대하는 시민의 의식 수준이 너무 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 대부분은 민원인을 향해 따가운 지적을 날렸다. 일각에서는 군인의 처우를 개선하기보다 먼저 시민의 의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정의당은 최근 병사의 월급을 100만원까지 인상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병사의 처우를 완벽하게 개선해 건강한 복무를 돕겠다는 취지다.


올해 병장 기준 병사의 월급은 40만 5,700원이다. 국방부는 오는 2022년까지 병사의 월급을 2017년 최저 임금의 50% 수준인 67만 6100원으로 인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