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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에 '이틀'이나 굶다가 결국 경찰에 도움 청한 '60대' 시각장애인

명절날 도로 위에서 홀로 헤매던 60대 시각장애인을 구조한 경찰관들의 사연이 누리꾼들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defendernetwork


[인사이트] 장경윤 기자 = "명절을 쇠려고 돈을 넣어둔 지갑이 사라져서 이틀째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굶고 있어요"


모두가 가족을 만나기 위해 귀성길에 오르던 지난 12일 오후, 시각장애 4급의 독거노인 A씨가 경찰을 마주하자 한 말이다.


홀로 도로 위에서 비틀거리던 시각장애인에 따스한 도움을 건넨 광주 서부경찰서 소속의 박광철(48) 경위와 김준환(29) 순경의 이야기가 15일 연합뉴스를 통해 보도됐다. 


매체에 따르면 이날 경찰들을 만난 A씨는 갑자기 "배가 고파 죽겠소. 나 좀 살려주시오"라며 눈물을 흘렸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박 경위는 A씨에게 선식을 먹이고 주변 마트에서 사 온 빵과 우유를 끼니용으로 건넸다.


사실 박 경위는 A씨의 얼굴을 알고 있었다. A씨가 이전 "약을 먹어야 하는데 약봉지를 못 찾겠다"며 경찰에 두어 번 신고를 했었기 때문이다.


식사를 마친 A씨를 진정시킨 두 경찰관은 이후 A씨의 집에 들러 직접 지갑을 찾아봤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A씨의 지갑은 발견되지 않았다.


연휴 기간 내내 굶주리게 될 A씨가 걱정된 박 경위는 결국 서구청 복지부서에 도움을 청했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소식을 접한 구청 관계자는 A씨의 집에 즉석밥과 라면, 빵 등의 식품을 전달했다. 연휴가 끝난 뒤 추가 지원 방안을 알아보겠다고도 약속했다.


덕분에 오랜 시간이 흘러 말라비틀어진 사과 껍질만이 놓여 있던 A씨의 방에는 간만에 따스한 생기가 돌게 됐다.


박 경위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국가의 지원 대상이 아니더라도 밥을 굶는데 방치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연휴가 끝나면 주민센터와 협조해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