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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금은 신청하지 말았어야지" 조국 딸 장학금 '먹튀' 비판한 서울대 환경대학원장

서울대 환경대학원장인 홍종호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 후보자와 그 딸을 작심하고 비판한 글을 올려 이목을 끌고 있다.

인사이트지난 23일 조국 후보자 딸의 특혜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고려대 집회 모습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인사이트] 정인영 기자 =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에 대한 각종 특혜 의혹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조국 후보자는 지난 23일 사모펀드와 웅동학원을 헌납하겠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으나 비난의 목소리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국민들이 분노하는 가장 큰 의혹인 '딸'과 관련한 특혜 의혹에서는 일언반구(一言半句) 없이 자리를 떴기 때문이다.


조국 후보자의 딸의 입시 및 장학금 특혜 의혹이 일자 2030대 젊은 층은 '고대판 정유라'라며 박탈감과 분노감을 표출하고 있으며 급기야 지난 23일에는 고려대와 서울대에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규탄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이런 가운데 같은 날 서울대 환경대학원장인 홍종호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 후보자와 그 딸을 작심하고 비판한 글을 올려 이목을 끌고 있다.


글에 따르면 조국 후보자의 딸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기 전 서울대 환경대학원을 2학기 동안 거쳐갔다. 의전원이라는 목표 앞에 잠시 쉬어 가는 '정거장'이었던 셈이다.


도시와 교통과 환경과 조경 분야를 공부해 대한민국과 세계의 지속가능성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이곳에서 공부하고 있는 석박사 학생들과 교수에게 이것은 상당한 상처를 주는 행위다.


그러나 홍 교수는 이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생의 입장에서 학력 커리어에 빈 기간이 생기는 것을 원치 않았을 수도 있고 의전원 목표 달성이 여의치 않을 경우 차선책으로 생각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사이트홍종호 서울환경대학원장이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홍 교수가 작심하고 비판글을 올린 이유는 바로 '장학금'에 있었다. 다른 데 뜻을 두고 학업에 최소한의 성의조차 두지 않았으면서 거액의 장학금을 수여했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조 후보자의 딸은 첫 학기 3학점 한 과목만 이수했으며 2학기는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의전원 합격 통지서를 받고 휴학계를 냈다. 그러나 2학기 동안 800만 원이 넘는 장학금을 받았다.


생계를 유지하며 공부에도 매진해야 하는 다른 학생들이 100만 원의 성적우수 장학금을 받기 위해 수업에 최선을 다하고, BK21 장학금을 받기 위해 밤잠을 설치며 논문을 작성하는 것을 볼 때, 홍 교수는 이번 일로 학생들이 느낄 박탈감과 자괴감이 얼마나 클지 괴롭다고 실토했다.


인사이트지난 23일 조국 후보자 딸의 특혜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고려대 집회 모습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2014년도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46명이 지원했고 12명이 합격했다. 네 명 중 세 명이 탈락한 이곳에 합격한 조 후보자의 딸은 2학기도 채 다니지 않으면서 거액의 장학금을 받았다. 그리고 그것은 불법이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홍 교수는 이것은 합법과 불법의 문제가 아니라 윤리와 배려, 책임성 같은 가치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심지어 '정의'를 최고 가치로 삼는 서울대 법전원 교수인 조 후보자와 그의 딸의 문제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조 후보자의 의혹들을 비판하는 목소리에는 홍 교수의 글에서와 같이 짙은 '상처'가 배어있다. '정의' 등의 가치를 강조하던 그의 주장과 행동의 괴리에서 느껴지는 일종의 배신감과 상대적 박탈감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목소리를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데도 부당한 의혹으로 조 후보자를 흔들기 위한 정치적 공세'쯤으로 치부해버리는 정부 여당의 태도에 많은 국민들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