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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영화에서 우유부단하게 묘사된 '세종대왕'의 위대한 업적 5가지

영화 '나랏말싸미'에서 가려진 세종대왕의 위대한 업적을 재조명해봤다.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영화 '나랏말싸미'가 역사를 왜곡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조선의 '성군' 세종대왕을 우유부단하고 고루하게 묘사했다는 비판이다.


특히 훈민정음을 세종이 아니라 일부 중들이 창제했다는 야사(野史)를 마치 정사(正史)처럼 소개해 논란을 야기했다.


그러나 정사에서의 세종은 전혀 우유부단하지 않다. 외려 주위의 만류에도 끝까지 소신을 밀어붙이는 뚝심과 추진력을 갖고 있었다.


훈민정음 또한 수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세종이 홀로 창제했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이를 반박할 근거조차 없다는 게 주류 학설이다. 


인사이트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가제)'


세종의 업적은 단순히 훈민정음을 창제했다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시대를 미리 내다보고 당대에는 감히 상상도 못 할 정책을 추진했다. 일부 정책은 무려 600년이나 흐른 오늘날 보더라도 다소 진보적이기까지 하다.


세종의 위대한 업적 5가지를 함께 살펴보자.


1. 출산 휴가를 줬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sBank


세종의 애민(愛民)은 지위를 가리지 않았다. 세종은 1426년 관청에서 일하는 여노비에게 100일의 출산 휴가를 제공했다. 출산 1개월 전부터 복무를 면제시켜주는 특례를 제공하기도 했다.


산모의 산후조리를 도우라며 여노비의 남편에게도 1개월간 휴무를 제공했다. 다만 사대부나 왕족 등에는 따로 출산 휴가를 제공하지 않았다.


일부 사대부가 불만을 제기하자 "집에 아픈 아내를 돌봐줄 인력이 있지 않느냐"며 단칼에 거절하는 단호함을 보이기도 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산후 휴가는 45일 이상, 육아 휴가는 최대 1년 주게 돼 있다. 복지가 꽤 좋아진 오늘날과 견줘봐도 부족함이 크게 없을 만큼 혁신적인 정책이었다.


2. '투표'를 시행했다.


인사이트뉴스1


세종대왕은 언제나 민심을 듣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그는 1430년 새로운 세법인 공법을 시행하기에 앞서 백성 17만여명을 상대로 투표를 시행한 바 있다.


이 투표는 총 5개월에 걸쳐 진행됐다. 대단위의 투표에서 찬성하는 비율이 절반을 넘어서자 일부 지역에서만 공법을 시행해보고, 점차 확대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세종은 공론화를 통해 끊임없이 토론하며 부작용을 줄이고자 노력했다. 숙의민주주의에서만 가능한 절차를 15세기의 군주제에서 모두 거친 셈이다.


세종은 1년간 끈질긴 토론을 거쳐 토지의 비옥도와 그해 농사의 풍흉을 고려해 세액을 산정하고 징수하는 공법을 창시해냈다.


3. 빈민에게 비옥한 왕가의 토지를 빌려줬다.


인사이트영화 '나랏말싸미'


세종대왕은 흉년이 오래 이어지자 수양대군이 비축해놓은 왕가의 비옥한 토지를 백성에 싼값에 빌려줬다.


백성의 고난을 잘 알고 있는 세종이었기에 할 수 있는 과감한 선택이었다. 그는 심지어 백성과 고통을 나누겠다며 경회루 동쪽에 작은 초가집을 짓고 무려 2년간 검소한 생활을 이어가기도 했다.


세종의 애민심이 얼마큼 지극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4. 장애인을 지원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Bank


세종은 장애인이 차별받고 멸시당하는 풍조를 못마땅하게 여겼다. 결국 그는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었고, 천민 중에서도 악기를 다룰 줄 알면 시험을 거쳐 채용하도록 명했다.


세종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장애인을 위한 수많은 전문직이 생겨났다.


장애인들은 주로 점괘를 치는 점복사, 북을 치고 경문을 읽어 가정의 재앙을 물리쳐주는 독경사, 악기를 연주하는 악공 등으로 근무했다.


5. 어린이와 노인을 끔찍이 생각했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세종은 90세가 넘은 노인에게 장수를 축하한다는 의미로 쌀 2석(약 288kg)을 제공했다. 100세 이상이면 남녀 모두 천인을 면해주고 남성에게는 7품의 벼슬을, 여성에게는 봉작을 줬다.


또 노인들을 위해 베푸는 잔치인 '양로연'에는 신분과 관계없이 80세 이상이라면 모두 참석할 수 있게 했다.


세종은 고아를 위한 정책도 펼쳤다. 의료 기관인 '제생원'에서 버려진 아이들을 돌보고 입양할 수 있게 돕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