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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머리 산 채로 뜯어 '이식'하는 실험은 '인간 수명'을 10년이나 연장시켰다

현대 의학에서 장기 이식이 크게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러시아의 외과의사 블라디미르 데미코프가 진행했던 키메라의 개 실험 때문이다.

인사이트키메라 청동상 / Wikimedia Commons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괴물 키메라. 


사자의 머리와 몸통에 염소의 머리가 붙어 있고 꼬리는 뱀의 모양을 하고 있다. 서로 다른 동물이 하나의 몸통에 붙어 있는 괴이한 형태의 이 괴물은 현대 의학에 커다란 발전을 가져왔다.


러시아(당시 소련)의 외과 의사 블라디미르 데미코프는 외과계의 신(神)적인 존재다. 


그는 외과 역사상 최초로 온혈동물의 심장 이식 수술과 허파 이식 수술, 심장-허파 이식 수술을 실행하였고 현재에 이르러서는 현대 생체이식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그에게는 '미친 악마 의사'란 평가도 함께한다. 그가 진행했던 '키메라 개' 실험 때문이다. 


인사이트키메라 개 / Vice


'키메라 개'는 작은 개의 상체를 잘라 큰 개의 몸통에 이식하는 실험이었다. 마치 신화 속 괴물 키메라처럼 하나의 몸통에 여러 개의 머리가 달린 끔찍한 형태의 개를 만드는 것이다. 


하체가 잘려 나간 개는 심장과 허파 또한 제거된 채 큰 개의 몸통에 붙여졌다. 큰 개의 동맥과 정맥에 작은 개의 혈관을 연결해 생명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또한 작은 개의 움직임을 위해 뼈와 뼈가 고정되기도 했다. 


이렇게 태어난 '키메라 개'는 한 개의 심장과 허파로 두 개의 머리가 살아 있는 형태가 됐다. 


인사이트키메라 개/ Wikimedia Commons


실험은 다양하게 이뤄졌다. 부모와 자식을 혼합하거나 자매의 몸을 붙이는 형태, 또 부부의 몸을 연결하는 형태로 말이다. 


러시아 당국은 이 잔인하고 비윤리적인 실험을 그만하라고 지적했지만 데미코프는 이를 무시하고 자신의 연구에만 몰두했다. 


결국 1954년 머리 이식에 성공했고 1959년에는 각국의 여러 의사를 초청해 '키메라 개'를 공개했다.


데미코프의 '키메라 개'는 전 세계에 외과계에 엄청난 충격을 줬다. '키메라 개' 이후 생체 이식 기술은 날로 발전해 1967년 역사상 최초의 인간 장기이식 수술에 성공하게 된다. 


인사이트미국 국립 의학 도서관 홈페이지


혹자는 데미코프의 '키메라 개' 실험으로 인간의 평균 수명이 10년 가까이 늘어날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의 이 실험을 위해 수백 마리의 강아지들이 희생당해야 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과학계에서는 그를 '배드 사이언티스트(Bad Scientist)'라고 지적했으며 일각에서는 "머리가 둘 달린 인간이 나올까 무섭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데미코프가 세상을 떠난 지 21년이 된 지금에도 그 논란은 계속되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