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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간 호날두 덕질했는데, 어젯밤 한 경기로 제 인생 절반이 날아갔습니다"

호날두를 14년 동안 응원해온 한 축구팬이 "인생이 날아갔다"고 하소연했다.

인사이트GetyimagesKorea


저는 축구를 좋아해요. 잘하는 선수들이 뛰는 경기는 밥도 걸러가며, 잠도 줄이며 보고는 했지요.


지금으로부터 14년 전인 2005년, 14살의 어린 소년이었던 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해버지' 박지성의 경기를 보기 위해 TV를 틀었어요.


흥분이 가득한 마음으로 경기를 봤는데, 다른 선수가 더 눈에 들어왔어요. 


키가 크고 잘생긴, 박지성의 경쟁자라고 불리던 크리스티아노 호나우두였습니다.


인사이트GetyimagesKorea


저는 그에게 푹 빠졌고 매주 그의 경기를 보았습니다. 친구들이 "야! 한국인이면 박지성 응원해야지"라고 할 때도 호나우두만 좋아했어요.


한 해가 지나고 그의 이름은 '호날두'로 바뀌었어요. 그리고 스타일에도 변화가 나타나더니 엄청나게 골을 넣기 시작했죠.


그를 학교에서 가장 먼저 좋아했다는 사실은 제게는 자부심이 됐습니다. 그가 유럽 챔스에서 우승하고, 발롱도르를 받고, 레알 마드리드에 갔을 때도 자부심을 느꼈죠.


인사이트GetyimagesKorea


리오넬 메시라는 축구의 신이 있었지만, 저는 오직 호날두 바라기였어요. 군대 선임들이 "축구는 메시가 더 잘하잖아"라고 할 때도 "아닙니다!"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작년, 유벤투스로 이적했을 때도 유니폼을 샀죠. 13년 동안 산 호날두 유니폼은 20벌이 넘어요. 원정 유니폼, 국대 유니폼도 샀으니까요.


그런데 이 유니폼이 어제 하룻밤 만에 의미 없는 게 돼버렸어요.


인사이트GetyimagesKorea


12년 만에 내한한 경기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은 제가 생각한 모습이 아니었거든요. '사랑두'라는 별명과는 전혀 다른 호날두의 모습은 제 마음에 분노를 안겨줬습니다.


공항에서 뚱한 표정을 짓고, 사인회를 취소하고, 경기도 뛰지 않고, "호날두"를 외치는 팬들에게 썩은 표정을 짓고 인터뷰까지 거부한 호날두는 이제 제게 '없는' 선수입니다.


제13년이 짓밟혔다는 생각에 너무도 슬퍼요. 남들이 부정적인 모습을 보고 욕을 할 때도 실드를 쳤는데, 이제 그럴 일 없을 것 같네요.


인사이트GetyimagesKorea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위 사연은 한 축구팬이 올린 글을 각색한 것이다.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제 하루 동안 호날두가 보여준 최악의 팬 서비스를 질타하는 한 팬의 글이 올라왔다.


팬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팬 서비스 수준을 보고 14년 동안 했던 '덕질'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덕질한 게 짓밟힌 느낌이고, 너무도 슬프지만 이제는 접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특히 마지막 경기장을 빠져나가기 전 취재진 질문에 째려보고 나간 게 '손절' 포인트였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팬의 하소연처럼 호날두의 태도는 분명 최악이었다. 여태껏 그 어떤 슈퍼스타도 호날두와 같이 '애'처럼 굴지 않았다.


스타디움에 모인 6만 5천여명의 팬을 어떻게 이리도 무시할 수 있었는지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 오죽 그의 팬서비스가 최악이었으면 9년 전 리오넬 메시의 방한 당시 이야기가 재조명될까.


호날두는 누군가의 13년을 '없던 일'로 만들어버렸다. 그저 자신이 피곤하고, 다소간 짜증이 난다는 이유로. 


인사이트Twitter '塩韓スポー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