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카톡서 다른 여자 외모 평가하다가 '성희롱'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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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남성 둘이 일대일로 메신저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특정 여성을 비하하는 것 또한 성희롱으로 간주될 수 있다. 


지난 10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지난 2016년 1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시정권고한 성희롱 사례 37건을 모은 '성희롱 시정 권고 사례집 제8집'을 발간했다. 


이에 따르면 인권위는 남성 둘이서 일대일 대화를 통해 특정 여성을 성적으로 비난하는 것 역시 성희롱 범주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가 공개한 판례집에는 한 회사 팀장과 부하직원이 일대일 메신저를 통해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여성 직원 2명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을 주고받은 사건이 담겼다. 


인사이트결정례집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대화 내용


가해자들은 "웬일로 뒤에 있는 식충이 XX년은 안 처먹는대?", "얼라 배서 입덧 하나 보죠", "오늘 XX년들이 양쪽으로 둘 다 쥐약을 처먹었나 엄청 띠껍네요" 등의 대화를 주고받았다. 


뿐만 아니라 "부산 갈 때 ○○○이 데리고 가서 XXX 차장 접대 좀 해야겠는데 노리개 감으로" 등 모욕적이고 성희롱적인 언사를 일삼았다. 


이들의 대화는 팀장이 개인 사정으로 휴가를 내면서 드러나게 됐다. 


자리를 비운 팀장이 성희롱 대상이었던 여성 직원에게 '컴퓨터에서 업무파일을 찾아 관련 업체에 연락을 취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


여성 직원이 업무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팀장의 컴퓨터를 확인한 결과 컴퓨터는 절전모드 상태로 되어 있었고, 별도의 암호도 설정돼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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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여성은 팀장의 지시를 수행하던 중 두 남성이 나눈 메신저 대화를 보게 됐다. 


그는 이 대화 내용을 문서로 출력하여 피해를 입은 다른 여성 직원을 포함해 회사 내 여직원들이 열람하게 했다. 


두 사람의 대화가 회사 전체에 알려지게 된 것이다. 


이에 대화 내용을 외부로 알린 여성은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2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두 남성은 회사 내에서 정직 3개월에 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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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는 "두 사람이 나눈 대화의 대상, 장소, 시간,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메신저를 통한 대화 내용이 온전히 사생활 영역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두 남성이 피해 여성들을 성적 대상화하거나 비하하고 있는바, 합리적인 여성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꼈을 것임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개인적인 대화마저 법적 처벌을 받아야 되면 도대체 누구와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냐"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한편 인권위는 지난 2017년 접수된 성희롱 진정 사건이 296건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는 성희롱 진정 사건 접수를 받기 시작한 2007년 이후 연평균 접수 건수(201.8건) 대비 46.7% 늘어난 수치다.


인권위 관계자는 "성희롱에 대한 국민적 감수성이 많이 높아졌음에도 성희롱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이번 사례집이 성희롱 예방 및 인식 개선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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