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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트럭 운전'한단 이유로 여친 부모님에게 '개무시'당하고 왔습니다"

상견례 자리에서 상대 부모에게 대놓고 무례를 범한 이들이 있어 누리꾼들을 화나게 했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그래도 어떻게 자식 교육은 잘 시켰네"


양쪽 집안이 만나는 어려운 자리 상견례. 혹여나 말실수를 해 결혼 전부터 서로에게 생채기를 낼까 조심 또 조심하는 자리다. 그런데 이런 자리에서 대놓고 무례를 범한 이들이 있어 누리꾼들을 화나게 했다.


지난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상견례 자리에서 파혼하고 돌아온 남성 A씨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글에 따르면 A씨의 아버지는 한 건설 업체에서 덤프트럭을 운전하며 열심히 살아왔다. 어머니도 보험 사원으로 수 년간 일하며 성실히 살림을 해왔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


가족은 누구보다 화목하고 끈끈했다. A씨는 부모님의 지원 덕분에 좋은 국립대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 있는 대기업에 입사까지 하게 됐다.


A씨는 그 기업에서 사랑하는 여자를 만났다. 여자친구 B씨와 3년간의 사내연애 끝에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하고 양가 부모님을 모셔와 상견례를 가졌다.


시간이 흘러 설레는 상견례 당일이 됐다. 그런데 B씨 부모님이 상견례 자리에서 A씨네 가족을 무시하는 듯한 말을 하기 시작한 게 화근이었다.


공기업 임원인 B씨 아버지와 약사인 어머니는 A씨 부모님 직업을 제대로 듣자마자 표정을 굳히며 눈살을 찌푸렸다. 아마 혼담이 오갈 때는 B씨가 A씨 아버지를 '건설업'에 종사한다고 에둘러 말했을 듯하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A씨 아버지가 덤프트럭을 운전하고 있다는 걸 듣자 B씨 부모님 태도는 180도 바뀌었다.


B씨 어머니는 인상을 쓰며 "덤프트럭 운전하는 분하고 처음 이야기해보네요.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네요"라고 말했다.


자존심이 상할 법도 하지만 A씨 어머니는 아들을 위해 자신의 남편이 하는 일을 상세히 설명해주며 이해시키려 했다.


그러자 가만히 있던 B씨 아버지는 "그래도 자식 교육은 어떻게 잘 시켰네요? 애들 공부하는 것 봐주기도 힘든 직업일 텐데"라며 빈정대기까지 했다.


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이를 듣기만 하며 마치 죄를 지은 듯 고개를 숙이는 부모님을 보고 A씨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A씨는 "육체 노동을 주 업으로 삼았지만 우리 아버지는 본인 생활에 만족하셨습니다. 장인, 장모님은 어떤 식으로 사셨는지 모르지만, 저는 우리 부모님이 자랑스럽습니다. 그러니 자꾸 저희 부모님을 하대하지 말아주세요"라고 이야기했다.


놀라운 것은 이를 들은 여자친구 B씨의 반응이었다. B씨는 "지금 우리 엄마, 아빠한테 화냈어?"라고 도리어 버럭 화를 냈다. B씨 엄마는 "그럼 그렇지, 됐다"라고 말한 뒤 A씨네 수준이 알만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계속 자기 부모님에게 소리를 질렀냐며 따지는 B씨에게 A씨는 "네 엄마, 아빠가 뭐가 그렇게 대단하냐?"며 화를 냈고, 결국 B씨 쪽은 결혼을 없던 것으로 하자고 통보한 뒤 자리를 떠났다.


서글픈 것은 자리에서 안절부절 못하던 A씨 부모님이 아들에게 "미안하다"며 도리어 사과를 한 것이다.


A씨의 충격적인 사연에 누리꾼들은 "원래 상견례에서 별 일이 다 일어난다", "결혼 안 한게 조상신이 도운 것", "부모님 마음 잘 추스르게 챙겨 드려라" 등 위로와 조언의 말을 건네고 있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