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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 모두가 대표”…‘우리동생 동물병원’ 개원

려동물을 키우는 지역 주민들이 설립한 국내 최초의 협동조합 동물병원 ‘우리동생 동물병원’(우리동생)이 4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서 문을 열었다.


 

'인간과 동물이 행복한 마을,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세상'

 

반려동물을 키우는 지역 주민들이 설립한 국내 최초의 협동조합 동물병원 '우리동생 동물병원'(우리동생)이 4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서 문을 열었다.

 

우리동생은 2013년 1월 마포구 주민 9명의 모임으로 출발한 '우리동물병원생명사회적협동조합'에서 설립한 병원이다. 반려동물에 관심 있는 주민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인간과 동물이 평등하게 공존하는 문화를 만들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이날 병원에서 열린 개원식에는 마포지역 시민단체와 협동조합 관계자, 반려동물을 키우는 조합원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조합 설립에 힘을 보탠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자리를 같이했다. 전체 조합원은 수의사 3명을 포함해 960여명에 달한다.

 

지상 2층짜리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우리동생은 1층에 병원 시설이, 1층과 2층 사이에는 반려동물 미용실이 자리했다. 2층에서는 카페가 운영된다. 병원 진료뿐 아니라 반려동물 간식 판매 사업도 함께 진행하면서 수익금으로 저소득층 반려동물 진료 등 공익 활동을 함께 벌일 계획이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세상'을 지향하는 우리동생에는 '사람 대표'뿐 아니라 '동물 대표'도 있다. 이날 행사에는 오른쪽 앞다리가 없는 유기견이었다가 입양된 개 '써니', 대형마트에 버려졌다 입양된 고양이 '나타샤'가 동물 대표로 참석했다.

 

조합 정관도 '사람편'과 '동물편'을 함께 만들어 병원에 비치했다. 동물편에는 '우리는 행복한 삶을 살아갈 권리가 있다', '우리는 말로 아픔이나 고통을 호소하지 못한다', '우리는 생명으로 태어난 이상 굶주림과 갈증, 불안과 공포로부터 자유로울 권리가 있다' 등 동물 입장에서의 요구가 담겼다.

 

협동조합 동물병원 자체가 그간 존재하지 않았던 탓에 조합 설립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고 한다. 

 

심상정 의원은 "조합 설립 인가를 내달라고 농림축산식품부에 얘기하니 '처음 있는 경우여서 판단이 안 된다'며 난색을 표하더라"며 "우리동생 설립은 협동조합 동물복지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동생은 전문가와 주민이 함께 적정 진료비를 책정하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의료공간일 뿐 아니라 주민들이 반려동물을 매개로 세대와 성별을 넘어 서로 어울리는 공동체의 장으로서도 활용될 예정이다.

 

정경섭 조합 대표는 "우리동생은 마포구에서 활발히 진행된 협동조합 운동, 마을공동체 운동 등 사회 각 분야 운동의 결과물"이라며 "그간 동물병원의 과제였던 수의사들과 고객 간 불신 문제를 해결하고 반려동물을 매개로 평범한 시민들이 서로 이야기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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