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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죽인 원수가 합의금으로 '800억' 준다는데 받아들여야 하나요?"

거액의 배상금을 받고 아버지의 죽음을 묻을 수밖에 없었던 아들의 사연이 전해졌다.

인사이트자말 카슈끄지 아들(왼쪽)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오른쪽) / Twitter 'jorge_guajardo'


[인사이트] 진민경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이 반체제 언론인을 암살한 뒤 거액의 배상금을 주고 사건을 덮은 사실이 알려졌다.


최근 미국 매체 CNN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Jamal Khashoggi)의 유가족이 사우디 왕실로부터 받게 될 배상금이 7천만 달러(한화 기준 약 809억 3,400만 원)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카슈끄지의 자녀 4명은 각각 일회성으로 26만 7천 달러(한화 기준 약 3억 870만)를 받았고, 매달 1만 500달러(한화 기준 약 1,200만 원)를 받게 됐다.


소식통은 카슈끄지 유자녀에 대한 급여 지급이 영구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사이트터키 이스탄불 사우디 영사관 입구 CCTV에 찍힌 자말 카슈끄지 / Hurriyet


이외 유자녀 4명 모두에게 각각 400만 달러(한화 기준 약 46억 2,480만 원) 상당의 저택도 제공됐다.


사우디 왕실 측의 이러한 배상은 살만 빈 압둘 아지즈(Salman bin Abdulaziz) 사우디 국왕의 승인으로 이뤄졌다.


이같이 어마어마한 배상금을 주고 사우디 왕실이 직접 나서 사건을 마무리한 데는 2018년 10월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에서 사우디 영사관에 들어간 뒤 사망한 것과 연관이 있다.


카슈끄지는 진보 성향 일간지 ‘알와탄’ 편집국장을 지내며 사우디 왕가와 갈등을 빚어왔다. 2017년부터는 미국에 거주하게 워싱턴포스트에 사우디를 비판하는 칼럼을 게재하기도 했다.


인사이트Twitter 'jorge_guajardo'


이와 관련해 사우디 측은 사건의 책임이 정부에 있다는 지적을 전면 부인했지만, 이후 법무 장관은 카슈끄지의 죽음이 사전 계획된 살인이었으며 그 배후에 무함마드 빈 살만(Mohammad bin Salman) 왕세자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CNN을 비롯한 여러 외신은 사우디 왕실과 카슈끄지 유자녀들이 돈과 카슈끄지의 죽음을 맞바꿨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편 국제 사회가 돈을 주고 카슈끄지 유자녀들의 입을 막은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사우디 정부는 이슬람 전통에 따른 구호 차원의 보상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