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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결함'에 3천만원 들여 수리했는데 '264마력'밖에 안나온 현대차 '엑시언트'

화물 운송 일을 하기위해 현대차 '엑시언트'를 올해 3월 구입한 남성이 차에 '엔진 결함' 문제가 생겨 되려 일도 못하고 막대한 수리비까지 떠안아 고통받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제보자 전 씨 


[인사이트] 황혜연 기자 = "차 한 대 잘못 구입해서 여간 힘든 게 아니에요. 운송 일도 못하고 있어요"


4개월 전 현대자동차의 대형 트럭 '윙바디 엑시언트'를 중고로 구매한 운전자 전모(57)씨의 토로다.  


화물 운송 일을 하기 위해 올해 3월 구입했다가 '엔진 결함' 문제가 생겨 되려 일도 못하고 막대한 수리비까지 떠안아 고통받고 있다는 것.


전 씨가 구매한 엑시언트는 2015년 4월식 차량이다. 그는 인수받자마자 운행을 해보고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제보자 전 씨 


연비가 너무 안 나오고 경사가 가파른 오르막을 오를 때면 힘에 부쳐 주행이 어려웠다. 심지어 매연까지 심하게 나왔다.


이후 자동차 종합 검사를 받아본 결과 전 씨는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최고출력 410마력의 차량이 124마력밖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검사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아 운행을 할 수 없게 된 전 씨는 서부산 현대서비스센터를 비롯해 대구·진주·마산·양산점 등 총 6군데의 센터를 돌며 엑시언트를 점검 받았다.


그러자 센터들은 '원인을 모르겠다'며 매연 배기 장치를 포함해 엔진 주변 부품들을 이것저것 교체하길 권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제보자 전 씨 


그렇게 약 50일에 걸쳐 서비스센터를 돌며 새 부품으로 다 교체하니 수리 비용만 1500만 원어치가 나왔다. 그러나 수리비는 온전히 전 씨의 몫이 되었다.


전 씨는 "2015년식이라 엔진·동력 장치 관련 무상보증기간이 남았는데도 해당사항이 아니라고 해서 자비로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고 호소했다.


현재 현대차는 엑시언트에 대해 '엔진·동력 계통 5년 무상 보증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문제는 그렇게 큰 비용의 수리비를 들여 고쳤는데도 출력이 200도 안 나왔다는 점이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제보자 전 씨 


이런 결과에 센터 측 관계자들은 '이유를 모르겠다'는 소리만 할 뿐이였다. 심지어 한 센터 관계자는 "중고차 갖고 왜 이렇게 출력을 신경쓰냐"며 볼멘소리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4월 20일경 현대차 본사 하이테크팀에서 나와 해당 차의 문제 되는 점이 무엇인지 1주일간 점검하기에 이르렀다.


차를 전부 다 뜯어 연구까지 했지만 본사에서도 아이러니하게 "원인을 모르겠다. 더 이상 해줄 게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고 한다.


전 씨는 "종합 검사에 통과해야 차 운행이 가능하다. 그런데 영업도 못할 정도로 출력이 안 나오는 상태인데도 현대차는 아무것도 해주려 하지 않는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하다못해 엔진이라도 갈아줘야 되는 거 아니냐고 항의했지만 현대차 측은 오히려 '엔진은 문제없다'며 교체를 안해줬다"고 말했다.


인사이트검사 결과 비교 사진. (좌)제보자 차량, (우)다른 정상 차량  / 사진 제공 = 제보자 전 씨 


이 같은 상황에 답답해진 전 씨는 "일단 자비로 엔진 교체를 해보고 출력이 잘 나오면 엔진에 문제 있었던 거니 보증 처리를 해달라"고 현대차에 요구했다. 그렇게 현대차와 합의를 본 전 씨는 엑시언트 엔진을 새 것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엔진까지 교체했는데도 정상 출력은커녕 겨우 264마력밖에 나오지 않았다.


전 씨는 "종합 검사하러 가면 최소 통과 기준이 250마력이다. 겨우 최저기준을 맞추긴 했지만 차를 계속 운행하다 보면 내년 돼서 또 떨어질게 뻔하다"라고 하소연했다.


또 "5년 된 다른 정상적인 엑시언트 차량들도 350마력은 충분히 나오는데 이게 말이 되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현대차 본사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그럼에도 현대차는 '원인을 모르겠다'는 말만 되풀이했고, 3개월에 걸친 수리비도 총 3천만 원이 나왔지만 '모르쇠'로 일관하며 발뺌하고 있다는 게 전 씨의 주장이다.


대형 운반 트럭은 긴 운행거리를 견딜 수 있는 엔진·동력 계통의 내구성이 가장 중요한데 전 씨가 구매한 엑시언트는 그 구실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전 씨는 생계에 어려움까지 겪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전문가는 "엔진까지 교체했는데도 출력이 나오지 않는다면 심각한 문제"라면서 "반복적으로 같은 결함이 발생한다면 근본적인 설계상의 문제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당시 자사에서 점검해본 결과 엔진에는 문제가 없는 걸로 파악됐다. 그럼에도 고객이 직접 엔진 교체를 요청한 부분"이라며 "실제 차량에 문제 있으면 무상보증 해야 되는 게 맞지만 문제가 없는 부품을 교체하는 것에 대해서는 보증수리가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