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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스’로 개명?”…한국 메르스 발병 세계 2위 근접

메르스의 국내 확산이 빨라지면서 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2위의 메르스 발병국이 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국내 확산이 빨라지면서 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2위의 메르스 발병국이 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8일 유럽질병통제센터(ECDC) 및 세계보건기구(WHO) 집계를 종합하면 메르스 발병 건수는 환자 1천26명이 나온 사우디아라비아가 압도적 1위이고, 이어 아랍에미리트가 76명으로 2위다.  

 

한국은 지난달 20일 첫 환자가 확인되고 나서 평택성모병원 등 특정 병원에서 환자가 급증, 7일 기준 환자 64명으로 2위 아랍에미리트를 턱밑까지 따라왔다.

 

특히 평택성모병원에 이어 최근 '제2의 감염 중심지'로 부상한 삼성서울병원에서만 주요 감염 위험군이 115명에 달해 8일에도 환자가 대거 나올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 보건 당국의 관측이다. 

 

예컨대 8일 환자가 13명만 추가되어도 한국은 아랍에미리트를 제치고 발병국 2위 자리에 오르게 된다.  

 

한국은 현재도 중동 바깥에서 메르스가 가장 많이 퍼진 나라다. 유럽과 미국은 메르스 환자가 발생해도 국가별 1~4명에 그쳤다.

 

이 때문에 인터넷 일각에서는 메르스(MERS) 단어에서 '중동'이란 뜻의 약어(Middle East·ME)를 떼고 한국 약어(KO)를 붙여 '코르스'(KORS)로 개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많은 전문가는 이례적으로 메르스가 빠르게 퍼진 이유를 초기 대응의 실패와 한국 병원 문화의 특수성이 맞물린 결과로 본다.

 

중동에서 메르스에 걸린 첫 환자(68)가 병원에서 대거 바이러스를 옮기고 나서야 보건당국 방역망에 포착된데다, 감염 관리가 부실하고 서구 병원보다 가족·문안객 출입이 잦아 병이 돌기 쉬운 병실 환경이 전파를 부추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병율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지금 감염 위험군 '바스켓'(집단)이 커 환자가 계속 늘어날 수 있지만, 한국의 메르스 바이러스가 사멸하지 않고 풍토병으로 정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외국인 여행객이나 의료 관광 등 측면에서는 단기적 여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메르스는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견된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으로 건강한 사람은 자연 치유될 수 있지만, 신장병 등 질환을 앓는 고령자는 감염되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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