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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키운 반려견이 병에 걸려 안락사시키려던 순간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8년간 키운 반려견이 병에 걸려 안락사시키려했던 한 남성이 마음을 바꿔 끝까지 돌보기로 했는데 기적같이 회복됐다는 이야기..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일분만 더'


[인사이트] 정인영 기자 =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사람들에겐 슬픈 숙명이 있다.


상상만 해도 눈물이 앞을 가리는, 반려동물을 먼저 떠나보내야 하는 일이다.


단순히 키우는 동물이 아닌 가족,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반려동물을 먼저 떠나보내는 일은 감당하기 큰 슬픔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허락된 시간이 조금만 더 길기를 빌고 또 빌 따름이다.


8년간 키운 반려견이 병에 걸려 슬픈 숙명을 맞닥뜨리게 된 A씨도 같은 간절함으로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기도는 마침내 '기적'이 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일분만 더'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개 안락사 시키러 가는 만화'라는 제목의 이야기가 올라와 누리꾼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사연 속 A씨는 8년 전 데려와 키우게 된 반려견 '메리'와 행복한 시절을 보내고 있었다. 메리와 함께 동네 뒷산에 올라 노을 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그에게는 더없는 기쁨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메리가 중심을 못잡고 '쿵'하고 넘어졌다. 비틀거리며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메리를 동물병원에 데려가 약을 먹이니 상태가 나아지는 듯 보였다.


그러나 며칠 후 증상이 더 악화된 메리는 똥오줌도 못 가리고 온몸에 마비 증상까지 왔다.


곧장 큰 병원으로 달려간 A씨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됐다. 메리가 뇌염에 걸렸다는 것. 


인사이트A씨가 공개한 실제 '메리'의 뇌 MRI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평생 약을 먹어도 못 일어나게 될 수도 있다는 절망적인 이야기를 들은 A씨는 착잡한 마음으로 쓸쓸히 동네 뒷산에 올랐다.


"너랑 여기 다시 왔으면 정말 좋겠다..."


혼자 뒷산에 앉아 노을을 바라보는 A씨의 마음이 슬픔으로 가득찼다.


메리의 증세는 더욱 악화됐다. 기저귀를 찬 채 일어나 걸어보려 안간힘을 쓰다 쓰러져 숨을 헐떡이며 괴로워하는 모습에 그의 어머니는 "불쌍해서 차마 못 보겠다"라며 안락사를 권유했다.


절망적인 메리의 상태에 A씨는 결국 안락사를 하기로 결심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아는 와이프'


병원에 데려가 안락사 동의서를 작성한 뒤 1차 마취를 한 메리와 딱 1시간의 작별 인사 시간이 주어졌다.


"미안해...너랑 같이 있어서 행복했다..."


메리의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으며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A씨의 눈물이 앞을 가리고 있었다.


그때 A씨에게 메리와의 첫 만남의 순간이 떠올랐다. 


우연히 지나던 길가 동물 병원 안에 있던 유기견 메리. 입양할 사람이 없으면 동물보호소로 보내져 1~2주 후에 안락사될 운명에 처해 있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일분만 더'


마침 강아지를 키우고 싶었던 A씨는 운명처럼 메리를 입양했고 그때부터 모든 것을 함께 했다. 일을 할 때도 잠깐 장을 보러 나갈 때도 분신같이 옆에 있었던 메리와의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그 추억 속에는 메리에게 했던 A씨의 약속도 있었다.


"걱정 마. 너 죽기 전까지 내가 끝까지 보살펴줄 테니까..."


아득했던 그때 그 약속이 A씨의 마음을 가득 메웠다. 그리고 A씨는 안락사시키려던 마음을 바꿨다.


이대로 보낼 수는 없다고, 어떻게든 살려보겠다면서 A씨는 그대로 메리를 안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A씨와 메리에게 기적이 찾아왔다.


똥오줌을 못 가려 범벅이 된 메리를 씻기고 치우며 지극 정성으로 살폈던 A씨에게 보답이라도 하듯 메리는 급속도로 회복해갔다.


일주일이 지나자 걸을 수 있게 됐고, 이전처럼 화장실에서 배변을 보기 시작했다. 한 달 후에는 정상적인 보행이 가능해졌다.


인사이트A씨가 공개한 실제 '메리'의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기적처럼 다시 걷게 된 메리를 데리고 A씨는 추억이 가득한 동네 뒷산에 올랐다. 다시 둘이 함께 노을을 바라보게 된 A씨의 눈에는 가슴 벅찬 행복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뇌염에 걸린 지 1년...메리는 아직 건강하게 잘 살아있습니다"


이야기 끝에 공개한 사진 속 건강해 보이는 메리의 모습에 보살펴주겠다는 약속을 끝끝내 지켜낸 A씨의 간절한 마음과 정성이 배어 나왔다. 


반려동물을 키우고 돌본다는 것이 무엇인지, 한 생명을 끝까지 책임지는 게 무엇인지 온전히 보여준 A씨의 이야기가 큰 감동과 함께 용기와 희망으로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