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15℃ 서울
  • 15 15℃ 인천
  • 13 13℃ 춘천
  • 10 10℃ 강릉
  • 15 15℃ 수원
  • 17 17℃ 청주
  • 17 17℃ 대전
  • 13 13℃ 전주
  • 17 17℃ 광주
  • 16 16℃ 대구
  • 15 15℃ 부산
  • 16 16℃ 제주

"문과는 취업 못하는데..." 소개팅 나온 '공대생'이 인문대 여성 무시하며 한 말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문과를 무시하며 막말한 소개팅 남을 만난 사연을 공개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청춘시대'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이거 상식인데… 알아요?" 


그는 지치지도 않는지 벌써 다섯 번째 질문을 했다. 대체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 걸까.


우월감을 느끼고 싶은 걸까? 아니면 내가 무식한지 떠보는 걸까.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소개팅에 나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올라왔다.


인사이트KBS2 '마음의 소리'


사연의 주인공 A씨는 얼마 전 "소개해줄 사람이 너밖에 없어", "진짜 괜찮은 사람이야. 남중, 남고, 공대라 여자를 많이 못 만나봐서 그렇지 얼굴도 괜찮고 성격도 좋다니까"라고 애원하는 친구의 모습에 넘어가 소개팅을 하게 됐다.


소개팅 상대 B씨는 실물이 더 훈훈했다. 편안한 중저음 목소리에 쌍꺼풀 없이 긴 눈, 오뚝한 코에 날렵한 턱선까지 갖춘 A씨의 이상형이었다.


공부 관련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을 보니 보기보다 학구적인 남자인 것 같아 더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한 시간 후 A씨는 그의 과한 학구열에 완전히 지쳐버렸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B씨는 "요즘 미세먼지가 심하잖아요. 초미세먼지 직경이 얼마 이하인지 아세요?"부터 시작해서 "이거는 진짜 상식 문제인데 실눈을 뜨면 더 잘 보이는 이유가 뭘까요?" 등 온갖 주제로 질문을 던졌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갑자기 자신의 가방에서 노트 한 권을 꺼냈다.


"이제 대체 뭘 물어보려고 하지?" A씨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B씨는 노트에 적힌 수학 문제를 가리키더니 "이거 제 과제인데 한 번 풀어볼래요?"라고 물어왔다. 그가 가리킨 문제는 미분 기본문제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OnStyle '처음이라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있지만, 고등학생 당시 이과 출신이었던 탓에 나름대로 쉽게 문제를 풀었더니 B씨는 "오~ 할 수 있네요"라며 박수를 쳤다. 이후에도 그의 질문은 계속됐다.


그는 A씨가 문제를 맞히면 "오~"라고, 틀리면 "아… 그럴 수도 있죠"라며 추임새를 넣었다.


그럴수록 A씨는 B씨가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B씨가 "수능 몇점 맞았어요?"라는 질문을 던지자 이는 확신이 됐고 이어지는 대화에 A씨는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또 오해영'


A씨가 "아… 저 수시로 입학했어요"라고 답하자 B씨가 "그렇구나. 근데 수시는 인서울도 운으로 오는 사람 많잖아요"라는 막말을 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요즘 문과 전공은 취업도 힘든데 왜 하필 국문학과를 갔어요?"라는 말까지 했다.


그의 말을 듣고 A씨는 자리를 박차고 나오고 싶었지만, 주선자인 친구를 생각해서 겨우 참다 집에 돌아왔다.


소개팅에서 무시당한 생각에 화를 참을 수 없었던 A씨는 자신의 사연을 털어놓으며 누리꾼들에게 "이 남자 저 무시한 거 맞죠?"하고 의견을 물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YouTube 'MBCNEWS'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너무 무례하다", "공부는 잘해도 예의는 안 배운 것 같다", "아무리 잘생겨도 저러면 정떨어진다", "싸우자는 걸로 들린다", "아인슈타인이면 인정"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한편 요즘 들어 취업률 등을 이유로 문과생들을 조롱하는 사례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각 대학 익명 게시판에 "쓸데없는 학문을 배운다", "사회에서 할 일이 없다" 등의 글들이 우후죽순 올라온 적이 있었으며 지난 5월에는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에 걸린 '문과 조롱 현수막'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