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팽목항에 차려진 실종자를 위한 밥상. ⓒ연합뉴스
팽목항에 실종자 가족들이 차가운 바다에서 아직 돌아오지 못한 가족을 위해 차려놓은 밥상이 눈시울을 붉게 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있는 전남 진도 팽목항에는 주인 없는 밥상이 하나 둘씩 늘어가고 있는 것.
아직도 부모 품에 안기지 못한 아이들을 위해 이곳 팽목항의 선착장에는 어느 순간 밥상이 차려져 있어 보는 이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첫 시작은 한 스님이 실종자들의 극락왕생과 무사귀환을 기도하며 100일 기도를 올리면서 시작됐다.
스님이 불공을 드리며 음식을 올리기 시작한 이후 무사귀환을 누구보다도 간절히 바라는 가족들이 이곳에 음식을 하나 둘 갖다놓기 시작했다.
상에 올라오는 음식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피자, 치킨, 음료수, 과자, 초콜릿 등이다. 친구들과 사이좋게 나눠먹으라는 마음에서 피자 두 판, 치킨 두 마리 등이 올라왔고 음식 품목도 늘고 있는 것.

팽목항에 차려진 실종자를 위한 밥상. ⓒ연합뉴스
아이들이 아침밥을 잘 챙겨먹고 건강하길 바라는 모든 엄마의 마음을 담아 아침마다 밥과 국도 차려놓는다.
얼마 전에는 음료수 병 여러 개가 일렬로 놓였다. 운동을 좋아하는 아이를 위한 생수와 우유를 좋아하는 아이를 위한 우유병, 소화가 잘 안되는 아이를 위한 매실 엑기스, 성난 바다의 신을 달래기 위한 맥주 등.
식탁에 올라오는 건 음식만이 아니다. 아이들이 제주도에 무사히 도착했다면 실컷 보고 기념사진도 찍었을 유채꽃도 놓였다.
차가운 바닷속에서 10여일을 머문 아이들이 추울까 양말과 핫팩도 가져다 놨다. 다치거나 아픈 아이는 없을까 구급약품도 놓였다.
이곳뿐만 아니라 팽목항 대합실 앞 천막 안에도 '우리 아이들이 먹을 간식입니다'라는 메모와 함께 언제부턴가 과자나 음료수 등이 쌓이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는 '우리 ○○이가 좋아하는 초콜릿. 얼른 나와. 언니가 더 좋은 것, 더 맛있는 것 줄게. 사랑해 우리애기'라고 꾹꾹 눌러쓴 초콜릿도 놓여 이곳을 지나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인사이트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