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토)

암환자 위해 ‘머리 기른’ 8살 소년 (사진)

via Deeanna Thomas /Facebook

 

찰랑거리는 금발 머리로 아름다운 뒤태를 자랑하는 아이가 있다.

 

누가 봐도 예쁜 소녀의 뒷모습이지만 사실 이 금발의 주인공은 바로 8살 소년 크리스찬 맥필라미(Christian McPhilamy)이다.

 

지난 2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호주 멜버른에 사는 크리스찬은 최근 2년간 기른 자신의 소중한 머리카락을 싹둑 잘랐다. 

 

짧은 머리라면 질색을 할 것 같은 8살 소년이 이렇게 머리를 기른 이유는 뭘까. 때는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크리스찬은 우연히 TV에서 아동 병원 광고를 접했다. 광고는 독한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이 없는 아이들을 위해 기부를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저게 무슨 말이냐는 크리스찬의 질문에 엄마는 "아픈 친구들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설명했고, 크리스찬은 똘망똘망한 눈망울로 "그럼 나도 머리를 길러 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via Deeanna Thomas /Facebook 

 

이후 크리스찬은 열심히 머리카락을 길렀다. 익숙하지 않은 긴 머리카락 때문에 불편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오로지 친구들을 돕겠다는 일념 하나로 꾹꾹 참아냈다.

 

그리고 대망의 날인 지난달 20일 크리스찬은 부모님의 도움으로 곱게 길러온 머리카락을 거침없이 잘라냈다.

 

2년의 결실을 손에 쥔 크리스찬은 더 없이 기쁜 얼굴로 인증샷까지 남겼다.

 

크리스찬의 머리카락은 세인트 주드 아동병원(St. Jude's Children Research Hospital) 측에 기부됐다. 

 

한 병원 관계자는 "이렇게 어린 아이가 그런 기특한 생각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크리스찬은 우리 병원의 작은 영웅"이라고 칭찬했다. 

 

오향주 기자 hjoh@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