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시간 줄여가며 일했다"…이틀 새 집배원 3명이 잇따라 사망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이경은 기자 = 이틀 사이 우체국 집배원 3명이 잇따라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해 주위를 안타깝게 만들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조에 따르면 공주 우체국에서 일하던 비정규직 집배원 이모(36) 씨가 지난 13일 새벽 집에서 잠을 자다가 갑자기 숨졌다.


고인은 12일 오후 9시가 넘어서 퇴근한 뒤 피곤해 잠을 자겠다고 방으로 들어갔고 13일 아침 어머니가 잠을 깨우려 했을 땐 이미 숨져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돌연사한 이 씨의 사인은 심장마비로 추정되고 있다.


업무 복이었던 그의 조끼 주머니에는 택배 거스름돈으로 쓸 동전들이 남아 있었고 정규직 집배원 채용 신청서에는 이 씨의 서명이 선명히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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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상황에 유가족들의 마음은 찢어질 뿐이었다. 숨진 고인의 형은 "(동생이) 힘들다는 얘기는 많이 했었다"라며 "점심시간도 없이 (일한다고 했다). 하루 안에 다 배송을 하려면 쉴 새 없이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2016년 2월부터 무기 계약직으로 일했던 이씨의 수입은 밥 먹을 시간도 줄이면서 일해도 180만 원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배달 업무가 끝나면 밤에도 우편물 분류작업을 해야 했고 가뜩이나 적은 인원에 누군가 휴가를 내면 잔무를 떠안아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됐지만 이는 남의 일과 같았다고 집배원들은 입을 모은다.


이씨의 동료 집배원은 "오전 9시 출근해서 저녁 6시 퇴근 못 하는 건 하지 말라고 하는데 어떻게 안 하겠느냐. 그 다음 날 물량이 더 많이 늘어나는데"라며 "(이씨의 일이) 남일 같지 않죠. 내가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이고…"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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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배원의 죽음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씨가 숨지기 전날에도 의정부와 보령에서 일하던 우체국 집배원 2명이 심장 마비 등으로 숨을 거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앞서 4월에도 집배원 2명이 심장마비와 뇌출혈로 숨을 거둔 일도 벌어졌다. 이 같은 상황에 전국집배노조는 특별근로감독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 노사와 전문가로 구성된 '집배원노동조건개선기획추진단'이 2017년을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집배원들의 연간 노동시간이 2천 745시간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임금노동자 연평균 노동시간인 2천 52시간과 비교할 경우 하루 8시간 노동 기준으로 평균 87일을 더 일한 셈인 것.


이들에 따르면 지난해 뇌심혈관 질환 등으로 사망한 집배원은 25명이다. 이는 2010년 이후 최대수치다.


이처럼 최근 집배원 사망자가 급격히 증가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노조는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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