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젊은 시절 안인득이 모습이 공개돼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지난 9일 방영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4월 17일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 불을 지흔 후 흉기를 휘둘러 시민 5명을 살해한 살인범 안인득을 다뤘다.
방송에서는 친형과 친구가 출연해 안인득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놓으며 젊은 시절 안인득의 모습을 회상했다.
그들에 따르면 끔찍한 살인범 안인득은 과거 약자를 도울 줄 아는 멋진 인물이었다. 스포트라이트 측은 "안인득도 10대 시절에는 친구들과 잘 어울리며 멋도 부릴 줄 아는 평범한 아이였다"라고 설명했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이날 방송에서 인터뷰에 응한 친구는 안인득을 '영웅'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저를 괴롭히는 친구가 있었는데 인득이한테 얘기하니까 같이 가서 혼도 내줬다. 어찌 보면 그 당시엔 영웅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픈) 아버지한테는 그렇게 잘한 거로 알고 있다. 항상 시간 되면 가서 밥을 차려드렸다"라며 어린 시절 바르고 착했던 안인득의 모습을 회상했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이런 안인득은 어쩌다가 끔찍한 살인자가 됐을까.
그의 형은 "(안인득이) 공장에서 일하다 허리가 다쳤는데 산재 처리가 제대로 안 이뤄졌다. 마음에 충격을 엄청나게 받은 것 같다"라며 안인득의 과거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방송에 따르면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한 안인득은 실직 후 스스로의 처지를 비관했고, 차에서 노숙을 이어갔다. 이때부터 안인득에게서 피해 망상이 싹트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안인득의 증세는 점차 심해졌고 폭력을 일삼기 시작했다. 2010년 결국 '기분 나쁘게 쳐다본다'는 이유로 흉기를 휘둘러 행인을 다치게 해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조현병 증상을 완화하고자 출소 후인 2011년 1월부터 16년 7월까지 총 68회 조현병 치료를 받았지만 이후 33개월 동안은 치료가 이뤄지지 않았다.
정신 치료 약 때문에 취업이 안된다고 생각했던 안인득이 스스로 약을 끊은 탓이었다. 안인득이 스스로 약을 끊었음에도 이를 아는 기관과 관계자는 전혀 없었다.
통상적으로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퇴원한 환자를 관리해야 하지만 진주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안인득은 환자로 등록돼 있지 않았다.
2011년 법무부는 안인득의 출소 사실을 센터에 알리지 않았고, 치료를 담당했던 병원도 안인득의 치료 중단과 퇴원 사실을 센터에 전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었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2017년 5월에는 환자 동의가 없으면 입원이 어렵게 법률이 개정됐다.
스스로 치료를 끊은 안인득을 어떻게든 정신 병원에 입원시키기 위해 그의 형은 검찰청 민원실, 법률구조공단, 지자체를 찾아가 봤지만 돌아온 건 원칙적인 답뿐이었다.
방송에서 형은 "그게 너무 원망스럽다"라면서 "(동생이) 죄책감을 느끼고 그 안에서 죽었으면 좋겠다. 차라리 하늘나라에 갔으면 좋겠다는 심정이다"라며 착잡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방송은 마지막에 고(故) 임세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말을 빌려 "안전한 진료 환경과 마음 아픈 사람들이 편견 없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달라"라는 메시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