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토)

손발 오그라들 수 있는 김은숙표 대사 살려 작품 '대박' 터뜨린 남배우 6명

인사이트(좌) 뉴스1 (우) tvN '미스터 션사인'


[인사이트] 홍지현 기자 = 작가 김은숙의 드라마는 주연 배우의 연기 생활에 꽃길을 열어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김은숙표 대사는 글로 보면 조금 오글거릴 수 있기 때문에 배우들이 잘 소화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사를 자신만의 표정, 목소리, 제스쳐로 찰떡같이 소화시키며 연기력 입증과 함께 작품을 대박 낸 배우들이 있다. 


썼다 하면 빵빵 터지는 대사 덕에 김은숙 작가가 드라마를 준비한다고 하면, 누가 주인공을 맡을지에 관심이 먼저 집중되곤 한다.


차기작 '더 킹: 영원의 군주'가 제작된다는 소식을 앞두고, 자칫 손발 오그라들 수 있는 김은숙표 대사를 잘 살려내 작품을 대박으로 이끈 남자 배우들은 누가 있는지 알아보자.


1. '시크릿가든' 현빈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인사이트SBS '시크릿 가든'


상남자이면서 귀염둥이인 '츤데레'의 대명사로 불리는 현빈의 매력은 드라마 '시크릿가든'에서 거의 다 완성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극중 길라임 역의 하지원에 대한 사랑을 서툴지만 거침없게 표현했던 현빈은 특유의 까칠함과 자신감을 무기로 "길라임 씨는 몇 살때부터 그렇게 예뻤나?", "이러니까 자꾸 생각나지. 왜 화낼 때 더 예뻐 보이지?", "내가 이 밤 중에 여기 왜 이러고 있겠냐, 이 여자야. 보고 싶어 온 거 잖아"와 같은 레전드급 오글거리는 대사를 아무렇지 않게 해냈다.


특히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는 아직까지 다양한 상황에서 회자되는 명대사로 남아 있다.


2. '파리의 연인' 박신양 "애기야 가자!"


인사이트SBS '파리의 연인'


김은숙 작가의 전설이 시작된 사실상의 시작점은 '파리의 연인'이라 봐야 할 것이다.


아직 실력이 제대로 보증이 안 된 신인 작가의 작품에 과감히 도전해, 그야말로 인생 대박을 얻어낸 행운아가 바로 배우 박신양이다.


당시 박신양은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렸으며, 극중 연기한 한기주 캐릭터는 지금까지도 두고두고 사골처럼 다른 드라마에서 우려지고 있다.


특히 "거기 핑크는 좀 앉지", "우리 애기 놀란 거 안 보여요? 애기야 가자!", "저 남자가 내 사람이다, 저 남자가 내 애인이다, 왜 말을 못하냐고!" 등 서툴게 툭툭 내뱉지만 진심을 다한 그의 대사는 드라마의 매력과 함께 시청자 마음도 살려내는 심장박동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3. '상속자들' 김우빈 "이러니 내가 관심이 생겨~ 안 생겨"


인사이트SBS '상속자들'


'시청률의 여왕'이라 불리며 대박 행진을 이어가던 김은숙 작가가 첫 학원물에 도전했다.


남자 배우로 주인공 감탄 역의 이민호와 함께 그의 친구 역을 맡은 김우빈이 주목받았다.


특히 김우빈은 "이러니 내가 관심이 생겨~ 안 생겨", "뭘 받지마? 내 마음?", "어 차였네? 복수해야지" 등의 간드러지는 대사를 찰떡같이 소화하며 '파리의 연인' 이동건에 버금가는 '여심 도둑'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4. '태양의 후예' 송중기 "그 어려운 걸 자꾸 해냅니다, 내가"


인사이트KBS2 '태양의 후예'


김은숙 작가는 배우 송중기가 제대하는 현장에까지 직접 가 캐스팅을 했다고 할 정도로 일찌감치 '태양의 후예' 남자 주인공으로 그를 찜 해 놓았다.


작가의 안목은 틀리지 않았다. 동시간대 드라마들이 시청률 3%에 머무르며 고전을 면치 못할 때, 

'태양의 후예'는 가볍게 40%를 찍으며 초대박 났다.


차갑고 소신 넘치는 정의의 군인이지만, 막상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는 귀엽기가 이만저만이 아닌유시진 역의 송중기는 "그 어려운 걸 자꾸 해냅니다, 내가", "강선생은 이 시간 이후 내 걱정만 합니다.",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 등 명대사를 남기고 여주인공과 현실 결혼에 성공했다.


5. '도깨비' 공유 "너와 함께한 시간 모두 눈부셨다"


인사이트tvN '도깨비'


900살 된 도깨비와 그의 열 아홉 신부, 그리고 기억을 잃은 저승사자의 이야기라는 극강의 판타지

를 통해 그 동안 고집해왔던 비현실적인 세계관을 장르적으로 마음껏 펼쳐 보인 김은숙 작가의 작품.


김 작가는 연기력은 물론, 외모와 기품까지 어디 하나 빠질 데 없는 배우 공유에게 5년이나 러브콜을 보냈다고 한다.


'도깨비'는 공유에게 배우 인생 최고의 캐릭터를 선물해 준 작품이기도 하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첫사랑이었다", "널 만난 내 생은 상이었다. 너와 함께한 시간 모두 눈부셨다", "내 처음이자 마지막 도깨비 신부"가 그가 드라마 속에서 남긴 보석 같은 대사들이다.


6. '미스터 선샤인' 이병헌 "당신은 당신의 조선을 구하시오. 나는 당신을 구할 거니까" 


인사이트tvN '미스터 션사인'


"당신은 당신의 조선을 구하시오. 나는 당신을 구할 거니까" 아직도 이 대사의 여운이 가슴 어딘가에서 떠돌고 있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미스터 선샤인'은 김은숙 작가 최초의 사극이자 배우 이병헌이 9년 만에 드라마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된 작품이다.


당시 이병헌은 인터뷰를 통해 오직 김은숙 작가라는 이름만으로 출연을 결심했으며, 작가 특유의대사에 익숙해지기 위해 남 모를 노력을 했다는 후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노비 출신의 미국 해병대 장교 유진 초이를 연기한 그는 "심장이 뜯겨 나간 사람 앞에서 아프단 소린 말아야지", "어제는 귀하가 내 삶에 없었는데 오늘은 있소. 그걸로 됐소", "저는 저 여인의 뜨거움과 잔인함 사이, 어디쯤 있는 걸까요?", "다 왔다고 생각했는데 더 가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등 시처럼 아름다운 대사를 특유의 클래식함으로 명대사로 승화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