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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결혼하는데 막상 결혼식에 와줄 친구가 2명 밖에 없어 걱정입니다"

예비 신부 A씨는 친구가 많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결혼식에서는 부끄러울 것 같았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결혼을 결심하는 순간부터 예비 신랑·신부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예식장부터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까지 모든 것들이 이들에게는 선택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결혼식장에서 추억을 함께 남길 하객이 몇 명이나 되는지 걱정하기도 한다.


지난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의 고민 글 하나가 올라왔다.


올해 식을 올릴 예정인 A씨는 결혼식 당일 초대할 친구가 없어서 걱정하고 있다.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가족과 함께 일하고 있어 직장동료는 하나도 없고 친한 친구는 3명이다.


그마저도 한명은 임신 막달이라 못 올지도 모르는 상황이니 결혼식에 올 만한 친구는 단 두 명뿐인 셈이다.


A씨는 "평생 갈 친구 두세명만 있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식장에서나 사진 촬영 때 부끄러울 것 같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이처럼 결혼을 앞두고 A씨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은 한두명이 아니다. 이들 중 일부는 결혼식 당일 축하해줄 친구가 없는 것이 부끄러워 결국 하객알바를 부르기도 한다.


하객 알바란 모르는 사람의 결혼식에 참석해 친구나 직장동료인 척 연기를 하며 축하해 주는 일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스타의 연인'


실제로 온라인에 '하객 알바'를 검색하면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업체가 쏟아져 나온다. 그만큼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이렇게까지 된 데는 우리나라만의 보여주기식 결혼식 문화가 바탕이 됐다.


일상에서는 친구 두세명만 있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A씨가 막상 '결혼식'에서만큼은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도 그 이유다.


우리나라에서 결혼식은 일생에 한 번뿐인 특별한 행사다. 게다가 한국 사회는 아직 남들 시선을 많이 의식하고 남의 이야기 하는 걸 좋아한다.


이 때문에 결국 결혼식이 부부의 연이 되는 것을 축복받는 자리가 아니라 지금까지 이들이 살아온 삶을 보여주고 평가받는 자리가 되고 만 것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상어' 


이날은 신랑·신부의 외모부터 직장이 어떤지 친구가 많은지 적은지까지 하객으로 온 낯선 이들의 입방아에 모두 오르내린다.


반면 해외에서는 신랑 신부 두사람에게만 집중하는 결혼식 문화가 발달해있다. 수많은 하객 없이도 가족, 주례와 증인만으로 소소하게 결혼식을 올린다.


우리나라에도 '스몰 웨딩'이 유행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웨딩홀 등에서 거창하게 치르는 일반웨딩이 보편적이다.


행복한 순간을 함께할 친구가 많지 않은 것이 사실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이를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회다.


신랑·신부가 이런 고민 없이 행복한 앞날을 축복받을 수 있는 결혼식 문화가 하루빨리 정착되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