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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 생활기록부에 '인생 멘토 정준영'이라 남아있는데, 저 대학 포기해야 하나요?"

국어 선생님은 2년 전 가수 정준영과 관련한 A군의 열정적인 발표를 중점으로 생활기록부를 써줬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학교 생활기록부는 학생의 학적을 비롯해 학교생활 모습을 낱낱이 기록한 문서다.


한번 기록되면 절대로 고칠 수 없고 평생을 가져가야 하기에 평소 호랑이 같던 선생님들도 생활기록부 만큼은 신중하게 써주는 편이다.


지난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학종 쓰는데 고1 생기부에 정준영 찬양 내용만 4~5줄 있는데 어떡하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고3 남학생이라고 밝힌 A군은 "나름 스펙이 괜찮아서 학종 쓰려고 하는데 걸리는 것이 하나 있다"고 과거를 털어놨다.


인사이트뉴스1


'학종'은 학생부종합전형의 줄임말로 생활기록부와 면접 등을 중점으로 평가하는 대학 입시 제도다.


A군을 골치 아프게 하고 있는 생활기록부 내용은 고등학교 1학년 국어 시간에 있었던 수업 발표가 발단이 됐다.


그날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를 주제로 한 발표 수행평가가 있었다.


당시 정준영을 매우 좋아했던 A군은 정준영과 관련된 발표를 준비했다. 발표 시간이 3분으로 제한돼 있었음에도 그는 30분이 넘게 노래까지 부르며 정준영을 찬양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바로 이때 A군의 열정에 감탄한 국어 선생님이 생활기록부에 해당 발표와 관련해 9줄에 달하는 장문의 글을 남긴 것이다.


이 때문에 A군의 생기부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정준영을 인생의 멘토로 삼아... 정준영을 본보기 삼아서..."와 같은 내용으로 가득 차게 됐다.


그때까지만 해도 상황이 이렇게 될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에 A군은 절망스러울 따름이다.


A군은 "제가 진짜 왜 이랬을까요"라며 "원하는 대학교가 다 면접을 봐야한다"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인사이트 / 사진=사진공동취재단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해당 글을 본 누리꾼들은 A군이 겪게 된 '웃픈' 상황에 위로를 남겼다.


당장 올해 대학 입시를 앞두고 생활기록부를 수정할 수도 없다는 점이 더욱 누리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누리꾼들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수밖에 없다"며 "사람의 겉모습이나 꾸며진 인상만으로 평가하는 것이 옳지않음을 뼈저리게 배웠다고 면접에서 말하라"고 조언을 건넸다.


한편 정준영은 불법 동영상 등을 촬영하고 유포한 혐의로 구속돼 있으며 오는 10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