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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서 '외톨이'던 시절 '아빠' 돼준 사육사 32년 만에 만나 눈물 흘린 코끼리

독일 노인키르셴 동물원에 사는 코끼리 커스티가 32년 전 자신을 돌봐준 사육사와 재회했다.

인사이트32년 전 코끼리와 사육사 / Zoo Neunkirchen


[인사이트] 진민경 기자 = 코끼리의 기억력은 정말 좋다. 한 번 은혜 입은 일을 절대 잊지 않는다.


오랜 세월 떨어져 있었음에도 살아가는 내내 그리워했던 목소리를 단번에 알아본 코끼리의 모습이 가슴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독일 노인키르셴 동물원에 사는 코끼리 커스티(Kirsty)가 32년 전 자신을 돌봐준 사육사와 재회했다고 전했다.


커스티는 1970년대 초반 호주 칼더파크 동물원(Calderpark Zoo)에서 처음으로 사육사 피터 애덤슨(Peter Adamson)과 만났다.


인사이트32년 전 코끼리와 사육사 / Zoo Neunkirchen


당시 아기 코끼리던 커스티는 엄마 없이 홀로 동물원에서 지내고 있었다. 다른 코끼리도 있었지만, 나이가 어렸던 탓에 쉽게 어울리지 못하고 겉돌았다.


이때 피터가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다. 그는 커스티를 전담으로 돌보면서 살뜰히 먹이를 챙기는 것은 물론 항상 눈을 맞추고 호감을 표시했다.


그렇게 커스티와 피터는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가 됐고, 말은 통하지 않지만 마음이 통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하지만 둘 사이 관계는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피터가 1987년 이사를 하면서 칼더파크 동물원을 그만뒀다.


인사이트Zoo Neunkirchen


이후 각자의 삶을 살아온 커스티와 피터. 그러던 중 최근 피터가 커스티의 행방을 수소문하면서 다시 연이 닿았다.


피터는 커스티가 독일 노인키르셴 동물원에 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달려갔고, 해당 동물원 측도 둘 간 만남을 허락했다.


32년의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모습으로 재회하게 된 커스티와 피터는 신기하게도 눈을 마주치자마자 서로를 알아봤다.


인사이트Zoo Neunkirchen


처음 피터는 잠시 머뭇거렸지만, 피터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눈가가 촉촉해지더니 눈을 꼭 감고 그의 얼굴에 얼굴을 비볐다.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서로에 대한 애정이 여전한 피터와 커스티의 모습에 자리에 있던 동물원 관계자들 역시 가슴이 먹먹해졌다고 전했다.


한편 코끼리는 체구보다 뇌가 크고, 기억을 담당하는 '측두엽'에 주름이 많아 기억력이 뛰어나다.


그런 만큼 녀석들은 생존과 관련된 중요한 기억, 예를 들어 먹이를 어디서 찾는지 또는 누가 적인지 등을 절대 잊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