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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전 실종됐던 우리 엄마가 '정신병원'에서 33kg인 상태로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23년 전 실종된 어머니가 몸무게 33kg, 피골이 상접한 채 돌아왔다는 충격적인 이야기가 알려졌다.

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23년 전 실종된 엄마가 겨우 몸무게 33kg로 온몸이 상한 채 정신병원에서 발견됐다는 충격적인 이야기가 알려졌다.


지난 29일 MBC '뉴스데스크'는 23년간 실종됐던 엄마가 정신 병원에서 발견됐다는 딸의 사연을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실종된 엄마 김옥선 씨는 지난 1995년 2월 서울 보문동 어딘가에서 사라졌다. 실종 당시 어머니의 나이는 51살이었다.


딸들은 직장까지 그만두고 엄마를 찾아다녔지만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결국 지난 2006년 김씨는 법원에서 실종 선고를 받고 사망 처리됐다. 그런데 실종된 지 23년 만인 지난해 1월, 딸들은 갑자기 서울 시립 여성보호 센터에서 김옥선 씨를 찾았다는 연락을 받게 됐다.


하지만 만남의 기쁨도 잠시 딸들은 긴급한 소식을 전해 들었다.


김옥선 씨의 큰 딸은 "(여성보호 센터에) 연락을 했더니 정신 병원에 있다고 했다. 정신병원에 전화를 했더니 '지금 폐렴으로 위급해서 오늘내일하니까 지금 빨리 와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들은 엄마의 모습을 보고 눈물을 펑펑 흘릴 수밖에 없었다. 김옥선 씨의 작은 딸은 "(엄마의 체중이) 33kg 정도 됐다. 밥을 얼마나 못 먹었는지 우리를 보자마자 우유 하나만 달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그러면서 "엄마를 보고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그냥 거기 계셨으면 돌아가셨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지난 23년 동안 김옥선 씨에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MBC 취재 결과, 김옥선 씨는 실종 한 달 뒤 경찰이 청량리 정신병원으로 넘겼다.


얼마 뒤 서울 시립 여성보호 센터로 인계된 김씨는 23년간 서울과 수도권 정신병원 3곳을 떠돌아다녔다.


김옥선 씨의 큰 딸은 "남편도 있고 딸 이름도 이야기했는데 안 찾아주니까 '얘들이 날 버렸나 보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하더라"며 눈물을 지었다.


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당시 보호 센터의 신상 기록 카드에는 김옥선이 아닌 가명이 적혀 있긴 했지만, 남편과 두 자녀의 이름은 정확하게 기록돼 있었다. 지문 조회만 해도 충분히 가족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경찰에 (지문) 의뢰를 했으나 확인이 잘되지 않았던 것 같다. 계속 (지문을) 찾아도 찾아지지 않아서 보호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서울 시립 여성보호 센터도 "수차례 신원 확인과 연고자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인력의 한계로 빠르게 처리할 수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씨의 지문은 실종 13년이 지난 2008년, 이미 확인된 사실이 밝혀졌다. 심지어 서울 시립 여성보호 센터는 지난 2017년, 기초연금을 받게 해주겠다며 김씨의 실종 선고 취소 소송까지 냈다.


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가족들이 실종 신고를 했던 걸 모를 수가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는 병원도 마찬가지였다. 정신병원 간호 기록지에는 '집에 가고 싶어 한다, 남편과 아이들이 기다린다'는 내용이 반복적으로 나왔다.


심지어 이 병원은 김씨가 공격적인 행동을 한다며 결박하거나 강력한 신경안정제 등을 반복 투약하면서 치료 명목으로 건보공단에 매달 약 130만 원씩 의료급여를 청구했다.


안 찾아준 건지 못 찾아준 건지 의심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딸들은 서울시와 보호 센터 운영 기관, 정신병원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정신병원과 신원 확인을 위해 노력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는 여성보호 센터, 이들의 주장과는 다른 증거에 앞으로 또 어떤 진실이 밝혀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Naver TV 'MBC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