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에게 '무차별' 폭행당하는 여성을 보고도 못본척 그냥 집에 온 남성이 올린 글
A씨는 여성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피해가 갈까 그냥 지나쳤다.
[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사회가 흉흉해진 탓일까. 요즘에는 모르는 사람을 선뜻 도와주기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가 오히려 피해를 보는 경우가 이따금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 눈앞에서 누군가가 위험에 처해 내 도움을 절실하게 바라고 있다면 과연 당신은 과연 어떻게 할텐가.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집에 오다가 어떤 남자가 여자를 마구 때리는 것을 목격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남성 A씨는 이날 새벽 1시경 집에 오는 길에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누리꾼들에게 털어놨다.
버스를 환승하기 위해 잠시 어느 버스정류장에 서 있던 A씨는 골목 안쪽에서 어떤 남자에게 마구 맞고 있는 여자를 봤다.
연인으로 추정되는 남자에게 얻어맞고 있던 여자는 A씨에게 힘겹게 "...도와주세요"라는 말까지 내뱉었다.
하지만 그 순간, A씨의 머릿속에는 여러 생각이 동시에 스쳤다.
"내가 가서 말리다가 쌍방 폭행이 되면? 내가 저 남자에게 맞으면 경찰 앞에서 저 여자가 내 편을 들어줄까?"
"상황을 끝내줬더니 여자가 모른 척하고 가면 어쩌지? 경찰에만 신고하고 가야 하나?"
"신고했더니 남자가 도망가고 내가 누명을 쓰면? 신고자가 되면 귀찮은 일만 생기는 거 아닐까?"
"만약 내가 싸움에서 이겼을 때, 저 여자는 이 남자의 편을 들지 않고 나를 옹호해줄까? 내가 돈을 물어야 할 경우, 그 돈을 대신 내줄까?"
수많은 생각 끝에 A씨는 끝내 폭행당하는 여자를 모른 체하고 그냥 집으로 갔다.
그러면서 A씨는 "위험한 사건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다"며 "차라리 남자가 맞고 있었다면 적어도 성범죄 걱정은 안될 테니 직접 말리거나 신고했을 것 같다"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했다.
끝으로 그는 "아무튼 맞던 여자분, 선량한 분이었다면 부디 무사했으면 한다"고 말해 보는 이들을 소름 돋게 했다.
해당 글을 읽은 누리꾼들은 대부분 "진짜 비겁하다", "글 쓸 시간에 112 누르는 게 그렇게 어렵더냐", "싸이코패스 아니냐" 등 비판을 쏟아냈다.
도움을 요청하는 여성을 보고도 말리지 않은 것은 물론, 신고조차도 안했다는 것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심지어는 자기합리화로 가득찬 글까지 남겼기에 누리꾼들의 반응은 대부분 부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물론 A씨의 말처럼 도움을 줬다가 피해를 입는 일도 더러 있다. 그러나 보통 사람이라면 타인을 구하려다 피해를 본 경험보다 누군가가 자신을 도와준 경험이 더 많을 것이다.
진부한 말이지만, 모른척 지나친 그 사람이 내 가족일 수도 있다. 더 나아가면 자신이 겪게 될 일일 수도 있다. 측은지심을 느끼는 것은 '지능'의 문제라는 말도 있다.
세상에 A씨 같은 사람만 있다면 내가 도움을 청할 때는 그 누구도 도움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 당신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