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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간 아들 펑펑 울게 만든 장애인 엄마가 면회 때 싸 온 '상한 김밥'

군대 간 아들이 걱정 됐던 어머니는 장애가 있는 데다 돈까지 잃어버렸음에도 이틀을 걷고 또 걸어 아들의 면회를 갔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세상에서 엄마가 싸준 김밥이 제일 맛있어요"


아들은 잔뜩 쉬어버린 김밥을 입에 넣으며 눈물을 흘렸다.


오늘인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아들을 향한 한 장애인 어머니의 사랑이 재조명되고 있다.


13년 전인 2006년, 월간 '좋은 생각' 11호에는 8년 전 일화를 잊을 수 없다는 한 남자의 사연이 실렸다.


장애가 있는 부모님과 함께 사는 사연의 주인공 A씨는 8년 전, 의무경찰로 군 복무를 하게 됐다. 힘든 훈련에도 어머니와의 면회를 생각하며 A씨는 버티고 또 버텼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그리고 입대한 지 한 달이 지나 경찰학교에서 교육을 받던 A씨는 부모님과 면회를 할 기회가 생겼다.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면회 날, A씨는 설레는 마음에 아침 일찍 일어나 반듯이 군복을 다리고 군화에 광을 내며 어머니를 기다렸다. 


하지만 어머니는 무슨 일이 생겼는지 면회 시간이 한참이나 지났는데도 나타나지 않았다.


다른 동기들은 다들 면회를 온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는데, 연락조차 없는 어머니에 서러웠던 A씨는 그날 저녁 몰래 눈물을 흘리다 잠이 들었다.


웬일인지 다음 날 아침, 교관은 급히 A씨를 찾았다. 어머니가 새벽부터 와서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놀란 A씨는 황급히 면회실로 뛰어갔다. 그리고 그곳에는 얼굴이 빨갛게 익은 어머니가 서 있었다.


어머니는 양팔을 벌려 아들에게 다가오며 눈물을 터뜨렸다. 그 모습을 본 A씨도 눈물이 흘러나왔다.


아들을 서둘러 앉힌 어머니는 부랴부랴 집에서 손수 싸온 김밥과 치킨을 꺼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김밥이 담긴 도시락을 열자마자 김밥 쉰내가 코를 찔렀다.


그렇지만 A씨는 자신을 위해 힘들게 김밥을 만들었을 어머니 생각에 아무 말 없이 묵묵히 김밥을 먹었다.


한참 상한 김밥을 먹고 있는 A씨에게 어머니는 이틀 전 면회하러 오던 길에 역에서 지갑을 소매치기 당했다는 이야기를 전해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갑을 소매치기를 당한 어머니는 차비와 비상금까지 모두 잃어버려 수중에 돈이 없었다.


그런데도 아들이 있는 경찰학교에 가기 위해 주변 사람들에게 길을 물었지만, 장애가 있어 의사소통이 쉽지 않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어머니는 아들을 보고싶다는 그 일념 하나로 이틀을 걸어서 경찰학교에 온 것이었다.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너무 힘들고 무서웠을 어머니의 생각에 가슴이 미어졌다.


A씨는 상한 김밥을 먹으면서도 내내 "너무 맛있어요, 엄마가 만든 음식이 최고"라고 거짓말을 했다. 김밥이 상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어머니는 맛있다는 아들의 말에 그저 환하게 웃으실 뿐이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후 어머니의 사연을 알게 된 교관은 A씨의 어머니가 경찰학교에 하룻밤 묵을 수 있게 배려했다.


그리고 동기들과 조교, 교관은 돈을 모아 어머니의 차비를 마련해줬다. 자그마치 300만 원이 넘는 액수였다.


교관은 이 돈을 A씨의 어머니께 전하며 "어머님, 역까지 모셔다드릴게요. 조심히 가세요"라며 인사했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어느덧 제대한 지 8년이 지났지만 A씨는 그때의 훈훈한 정과 어머니의 상한 김밥 맛을 잊지 못한다고 밝혔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해당 사연은 아직도 많은 사람의 마음속에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Facebook '대한민국 국방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