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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걸고 화재 진압하는데도 10개월짜리 비정규직인 '산불특수진화대'

위험을 무릅쓰고 산불을 진압하는 산불재난특수진화대가 비정규직 신분에 하루 일당이 10만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인사이트지난해 양양군 야산에 발생한 산불을 진압하는 산불재난특수진화대의 모습 / 뉴스1


[인사이트] 김천 기자 = 지난 4일 강원도 고성에서 발화한 산불은 속초와 인제 등 인근 지역까지 크게 번졌다.


여의도보다 더 큰 면적인 530ha(축구장 약 732배)가 불길에 휩싸였고 소방당국은 빠른 진화를 위해 많은 인력을 산불 현장에 투입했다. 화재 진압에 투입된 인원은 대부분 소방청 소속 소방관들이었다.


하지만 소방관 외에도 산불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진화 작업에 나선 이들이 있다. 바로 88명의 산림청 소속 '산불재난특수진화대'다.


산불재난특수진화대는 산불 진화에 특화된 요원들이다. 지난 2016년부터 산림청이 자체적으로 인원을 충원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인사이트산불을 진압하는 산불재난특수진화대의 모습 / 뉴스1


산불재난특수진화대의 주 업무는 산속 곳곳을 누비며 가장 최전방에서 산불을 진압하는 것이다.


경사가 심하거나 차량으로 이동하기 힘든 곳이라면 이들이 직접 발로 걸어 들어간다. 산불에 가장 적합하고 특화된 직업군이라고 볼 수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현재 특수진화대에 속한 인원은 총 330명으로 전국 5개 지방청, 20개의 관리소에 속해있다.


하지만 이들의 처우는 열악하다. 일단 비정규직 신세며 임금도 일당으로 계산한다.


실제 2019년 산불재난 특수진화대 모집 공고에 따르면 1월부터 6월까지 약 6개월간 근무할 특수진화대원을 모집했다. 고용 단위도 최대 10개월 단위다. 임금은 하루 10만원이었다. 목숨을 걸고 화마와 싸우는 이들의 처우에 비해 열악하다는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산림청 산불재난특수진화대 소속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이 산불재난특수진화대의 열악한 현실을 알렸다.


누리꾼 A씨는 "산림청 계약직 노동자들은 소방관들보다 더 열악하다"며 "마스크를 써도 불길이 거세지면 연기를 많이 마시고 아찔한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까맣게 불탄 나무들처럼 비정규직 진화대의 속도 까맣다"며 답답한 속내를 토로했다.


게시글을 본 누리꾼들은 진화대의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한 누리꾼은 "목숨 걸고 화마와 싸우는 이들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이 필요하다"며 "이들의 처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은 "산불재난특수진화대도 소방관과 같이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한 직업군이 아니냐"고 전했다.


한편 산림청은 진화대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진화대 규모를 늘리고 관계부처와의 논의를 통해 무기 계약직 전환을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