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8일(목)

유가족 대표 “대통령 사과, 사과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세월호 참사로 고귀한 생명을 잃게돼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고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사고가 발생한 지 14일째인 29일 세월호 참사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사과 방식은 별도의 기자회견이나 담화가 아닌 국무회의 발언을 통해 이뤄져 '직접적인 소통'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냐는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번 사고로 많은 고귀한 생명을 잃게 돼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 대통령은 또 "사전에 사고를 예방하지 못하고 초동 대응과 수습이 미흡했던 데 대해 뭐라 사죄를 드려야 그 아픔과 고통이 잠시라도 위로를 받으실 수 있을지 가슴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날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박 대통령이 미루던 대국민 사과를 하고 합동분향소를 찾아 희생자 유족들을 위로하는 등 민심 수습에 나선 것은 정부의 무능에 대한 비판 여론과 불신이 날로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족 대책회의는 29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비공개 사과는 사과도 아니다"며 비판했다. 사진은 기자회견 중인 김병권(50) 유족대표. ⓒ연합뉴스

 

그러나 유가족 대책회의는 29일 "5천만 국민이 있는데 박 대통령 국민은 국무위원뿐인가. 비공개 사과는 사과도 아니다"며 비판하며 "박 대통령은 오늘 분향소에서도 그냥 광고 찍으러 온 것 같았다. 진정한 대통령 모습이 아니다. 실천과 실행도 없는 사과는 사과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결국 박 대통령이 사과는 했지만 청와대도 이날 사과만으로 민심을 달래기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대국민 사과와 관련해 유족들이 '비공개 사과는 사과도 아니다'라는 취지로 비판한데 대해 "유감스럽고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추후 대국민입장 발표를 하는지 여부에 대해 민 대변인은 29일 “시기와 방법에 대해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가 30일 "어제 사과가 나온 마당에 대변인이 다음 사과가 어떻게 있을 것 같다고 언급하는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인사이트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