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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오늘, '암흑'속으로 천안함 실종 장병을 찾으러 간 한주호 준위가 숨을 거뒀다

故 한주호 준위는 2010년 3월 30일 세상을 떠났다.

인사이트KBS1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2010년 3월 30일. 온 국민은 침몰된 천안함에서 실종자가 구조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차디찬 물속에서 외로이 있을 그들을 찾기 위해 최고의 베테랑 故 한주호 준위가 암흑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그는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났다.


오늘(2019년 3월 30일)은 죽을 수도 있지만, 자신의 모든 걸 걸고 천안함 실종 장병 수색에 나섰던 한 준위가 세상을 떠난 지 9년째 되는 날이다.


2010년 3월 26일 오후 9시 22분, 칠흑 같은 암흑이 뒤덮여 있던 백령도 해상에서 경계 임무를 수행하던 천안함이 침몰했다.


당시 군(軍)은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지만, 최대한 빠르게 장병들을 구조하기 위해 작전을 개시했다. 104명의 승조원 중 58명은 구조했지만, 나머지 46 용사는 구조하지 못했다.


인사이트어제(29일) 열렸던 故 한주호 준위 9주기 추모식 / 뉴스1


군은 46 용사를 찾기 위해 다양한 작전을 펼쳤다. 해군 특수전 요원(UDT)도 투입됐다.


그러나 3월의 백령도 바다는 너무나도 파도가 거셌다. 수온도 너무 낮아 수색을 오래 지속하기 힘들었다. 특수훈련을 받은 이들조차 버거움을 느꼈다.


오랜 시간 경험을 쌓은 한 준위조차 쉽지 않았다.


그는 지원 부서에 몸담고 있었지만, 추운 날에도 고생하는 후배들을 돕기 위해 수색을 자원했다.


안전 규정상 '하루' 잠수하면 '이틀'은 쉬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잠수병'에 걸려 사망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사이트뉴스1


하지만 그는 차디찬 바닷속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후배들을 외면하지 못했다.


하루도 쉬지 않고 자신을 내던진 한 준위는 결국 온몸을 짓누르는 수압을 이겨내지 못하고 '호흡곤란'으로 의식을 잃었다.


혼수상태인 채로 구조된 한 준위는 미 해군 구조함으로 후송돼 응급 처치를 받았지만, 결국 삶을 마감하고 말았다.


18년 동안 UDT 교관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소말리아 해적 퇴치 작전에도 투입됐던 한 준위는 그렇게 천국으로 떠났다.


인사이트뉴스1


충분히 죽음을 예상할 수 있는 상황.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차디찬 바다에 연일 맞섰던 한 준위의 모습은 많은 이에게 큰 울림을 줬다.


오늘은 그랬던 그가 영면에 든지 9년이 되는 날이다.


언제든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긴장감이 감도는 백령도 바다. 오늘도 그곳 바다는 차갑다.


늘 후배들을 위해 희생했던 한 준위의 숭고한 죽음을 9년이 지났다고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