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안중근 의사가 '침략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죽여야 했던 이유 15가지

뉴스1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109년 전 오늘(26일) 안중근 의사는 자신의 마지막을 형장의 이슬로 담담하게 마감했다. 

1909년 10월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다는 이유로 사형선고를 받은 탓이다. 

의사는 이토를 사살하고 "코레아 우라!(대한제국 만세!)를 외치며 순순히 체포됐다. 도망가면 단순한 살인자로 남게 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감옥에서 죽길 마다하지 않았다. 일본의 만행을 낱낱이 드러내기 위해 법정에 서는 길을 선택했다. 

KBS '역사저널 그날'

당당히 법정에 선 의사는 심문 과정에서 이토의 죄목 15가지를 밝히며, 자신이 이토를 사살한 이유를 설명했다.

죄목에는 일본이 당시 대한제국에 저지른 비인도적이고, 비민주적이며, 폭력적이었던 각종 만행이 담겨 있었다. 

의사가 밝힌 이토의 죄는 결국 억압받아야 했던 우리 민중의 목소리가 아니었을까. 

여기서 이토의 15가지 죄목을 살펴본다. 

명성황후 시해 장면을 그린 그림 / 명성황후 기념관

하나. 1867년, 일본 메이지 일왕의 부친 고메이 일왕을 시살(弑殺)한 대역불도의 짓.

고메이 일왕이 급사한 일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취한 고메이 일왕을 이토 히로부미를 비롯한 존왕파가 독살했다는 주장으로 사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둘. 1894년, 자객들을 황궁에 돌입시켜 대한 황후 폐하를 시살한 짓.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미스터 션샤인'

셋. 1905년, 병사들을 개입시켜 대한 황실 황제 폐하를 위협해 강제로 다섯 조약을 맺게 한 짓.

대한 황실 황제 폐하는 고종을, 다섯 조약은 을사늑약을 의미한다. 

넷. 1907년 다시금 병사들을 이용해 칼을 뽑아들고 위협하여 강제로 일곱 조약을 맺게 한 후 대한 황실 황제를 폐위시킨 일.

일본은 1907년 헤이그 특사를 빌미로 을사늑약을 위반했다 하여 고종을 퇴위시키고 병탄을 위한 조치로 '정미 7조약'을 대한제국 정부에 강제했다. 

일본이 건설한 철도와 기차 / Nostalgia for Korea

다섯. 한국 내 산림과 하천, 광산, 철도, 어업, 농·상·공업 등을 일일이 늑탈(勒奪)한 짓.

여섯. 소위 제일 은행권을 강제하여 한국 내의 땅들을 억지로 팔게 만든 죄.

일곱. 국채 1,300만원을 한국에 강제로 지게 한 짓.

대한제국의 개혁, 시설 개선을 명목으로 강제로 지게 한 빚이다. 당시 대한제국의 1년 예산은 600만원 정도였다. 

여덟. 한국 학교 내의 서책을 압수해 불사르고, 내외국 신문을 인민들에게 전하는 것을 막은 짓.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미스터 션샤인'

아홉. 나라의 주권을 되찾고자 하는 수많은 의사들의 봉기를 폭도라며 쏴 죽이거나 효수하고 심지어 의사들의 가족까지 십수만인을 살육한 짓.

열. 한국 청년들의 외국 유학을 금지한 짓.

열하나. 소위 한국 정부의 대관이라는 오적, 칠적 등 일진회 놈들을 통해 일본의 보호라는 헛소리를 운운한 짓.

오적은 을사늑약에 참여했던 박제순·이지용·이근택·이완용·권중현을, 칠적은 정미 7조약에 참여했던 송병준·이병무·고영희·조중응·이재곤·임선준·이완용을 의미한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미스터 션샤인'

열둘. 1909년 또다시 거짓으로 다섯 가지 늑약을 맺게 한 짓.

1909년 다섯 가지 늑약은 기유각서를 말한다. 대한제국은 기유각서로 사법권과 감옥 사무에 관한 업무를 일본에 빼앗겼다. 

열셋. 한국 삼천리 강토를 욕심내어 일본의 것이라 선언한 짓.

열넷. 1905년 이천만 생령의 살육의 곡소리가 하늘에 끊이질 않고 포성과 총알이 비 오듯 쏟아져 숨 쉴 틈 없는 와중에도 한국이 무사태평한 것처럼 메이지 일왕을 속인 짓.

열다섯. 동양 평화의 영위를 파괴하여 수많은 인종의 멸망을 면치 못하게 한 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