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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하철을 탔는데 여성 배려칸이니 다른 칸을 이용하랍니다"

지하철 여성배려칸에 대한 시민들의 엇갈린 반응이 다시 점화되고 있다.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이 열차는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여성배려칸입니다. 남성분들의 많은 배려 부탁드립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붐비는 시간대인 아침 7시에서 9시(출근시간대) 사이와 오후 6시에서 8시(퇴근시간대) 사이, 부산지하철 1호선에서는 위와 같은 음성이 울린다.


여성배려칸은 2016년 9월 22일 부산교통공사가 부산지하철 1호선에 정식 도입한 것으로, 국내 유일의 도시철도 여성 전용 객차다. 전동차 8량 가운데 5호 차에 적용된다.


"여성에 대한 배려 문화 정착과 성범죄 예방 등을 위해 시행하는 정책"이라는 게 부산교통공사의 입장이지만, 곳곳에서는 아쉽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날 아침 7시와 9시 사이에 '여성배려칸'의 모습이 찍힌 사진 2장과 함께 이 정책을 비판하는 글 하나가 올라왔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해당 글을 올린 A씨는 "'남자' 지하철 안전요원이 매일 아침마다 지키고 서 있는다"면서 "그는 '이 열차에 탑승한 남성분들께 알립니다. 이곳은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여성배려칸입니다. 남성분의 많은 배려 부탁드립니다'라고 외친다"고 말했다.


실제 사진 속 한 남성은 "여성배려칸 운영에 협조 부탁드립니다"라는 글이 적흰 띠를 몸에 두르고 있었다.


A씨는 "노약자석 배려는 저렇게 압박하지 않으면서 여성배려칸은 저렇게 압박하는지 모르겠다"며 정책을 비판했다.


A씨와 같은 경험을 해본 시민들은 "저렇게 압박을 당하고, 주변 여성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면 결국 다른 칸으로 이동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강제하지는 않지만 '사실상 강제'라는 입장이다.


인사이트뉴스1


이와 관련해 부산교통공사 영업처 관계자는 인사이트에 "아침저녁으로 보안관이 계시는데, 강제하지는 않는다"면서 "배려를 요구할 뿐, 다른 칸으로 가라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즉 배려를 해주면 고마운 것일 뿐, 강제하지도 강제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여성배려칸 이용객 가운데 아침에는 대략 10%, 저녁에는 대략 20% 즉 하루 평균 15% 정도가 남자"라는 이야기도 전했다.


이 때문에 간혹 몇몇 여성이용객이 단속을 철저하게 해달라면서 '단속 강화'를 요구하지만, 서로서로 배려하는 것을 요구할 뿐 다른 조치는 취하지 않는다는 게 부산교통공사의 공식 입장이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이렇듯 아직은 지하철 여성배려칸은 시민들 의식 속에서 자리 잡지 못했다.


남성들은 역차별을 느끼고 있으며, 꽤 많은 여성도 자신들이 배려 받기보다는 장애인·노약자들이 더 배려 받아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정책을 내놓는 것은 사실 어렵지 않다. 정책은 시민들 속으로 스며드는 게 어렵다. 다수 시민의 의견을 고려해 불만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지하철 여성배려칸은 국내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는 여성전용칸이 운영 중이다.


이집트 카이로, 아랍 에미리트 두바이, 이란 테헤란, 멕시코 멕시코시티, 대만, 싱가포르 등에서도 시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사이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