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a seoulpolice /Facebook
"당신을 만나고 처음으로 꿈이 생겼습니다"
지난 20일 서울경찰은 공식 페이스북에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근무하는 이백형 경위와 가출 청소년 정호(가명)와의 특별한 우정을 소개했다.
이 경위는 지난 2014년 3월 처음 정호를 만났다. 수 개월 전 가출해 혼자 살았던 정호는 낮밤이 뒤바뀐 채 밤에 하는 배달일로 겨우 생계를 꾸리고 있었다.
정호의 눈에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느낀 이 경위는 선뜻 그의 멘토가 돼 주기로 마음먹었다.
처음엔 경계하던 정호도 이 경위의 꾸준한 연락과 노력에 차츰 마음의 문을 열었다.
정호의 삶에 큰 변화가 찾아온 것은 야간 배달일을 하다 교통사고를 겪으면서였다.
via seoulpolice /Facebook
끔찍한 통증으로 응급실에 누워있던 정호에게 가장 먼저 달려와 준 사람은 이 경위였다. 그는 배달일보다 안전한 자동차 정비사의 꿈을 제안했다.
고등학교 졸업장도 없는 정호에게는 막막한 도전이었지만 정호는 자신을 믿어준 이 경위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마음을 굳게 먹었다.
그리고 지난 12일 이 경위는 한 통의 메시지를 받았다.
정호가 검정고시에 합격했다는 소식이었다. 장문의 메시지와 함께 보내온 검정고시 합격증을 확인한 이 경위는 울컥 차오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정호는 "형사님이 말씀해주셨던 대로 공부했더니 좋은 점수로 합격했다"며 "모든 것이 형사님이 챙겨주셔서 가능했다"고 그간 전하지 못한 진심을 전했다.
두 사람의 훈훈한 우정에 누리꾼들은 앞으로도 좋은 멘토-멘티 사이가 되길 바란다며 정호의 앞날을 축복했다.
이희수 기자 lhsu@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