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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오가 과거 故장자연과 같은 길 선택하게 만든 한 기획사 대표의 소름돋는 제안

지난 19일 윤지오씨는 시사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장자연 사건을 겪은 이후 연예계의 어두운 면에 충격을 받아 극단적 선택까지 하게 된 일화에 대해 털어놨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이경은 기자 = '故 장자연 사건'의 유일한 증언자인 배우 윤지오가 과거 연예계의 어두운 면에 충격 받아 극단적 선택을 했던 일화를 고백했다.


지난 19일 윤지오씨는 시사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故 장자연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해 공개 증언에 나서게 된 과정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인터뷰에 따르면 신인 배우였던 윤씨는 지난 2007년 12월 더컨텐츠엔터테인먼트와 계약해 장자연씨를 만나게 됐다.


그러나 꿈을 이루기 힘든 곳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그는 10개월 후 기획사를 뛰쳐나왔다. 그사이 그는 故 장자연씨가 겪은 성추행을 목격했다.


윤씨는 2009년 당시 검찰과 경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12차례나 출석해 장자연씨 사건과 관련해 자신이 보고 겪은 일을 진술했다. 그는 "(장자연씨의) 괴로움을 가까운 곳에서 지켜본 사람으로서 의무라 여겼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윤지오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그러나 참고인을 12차례씩 부르는 경우는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고, 당시 20대 초반이었던 윤씨는 무서움에 사로잡혔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에서 안 올 시에는 어떤 처벌을 받을 수 있다'라고 공문 같은 걸 보냈다. 너무 무서웠다. 조사하면서는 '너도 성상납을 했고, 다 알면서 여기까지 와서 왜 얘기를 안 하냐'라고 했다. 내 통장 잔액이랑 통화 명세를 다 뽑아보고 가족 뒷조사도 했다. 정말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떠들썩한 수사와 달리 성접대·술접대를 받았다고 의심되는 '장자연 리스트' 속 인물은 아무도 처벌받지 않았다.


이후에도 연예계 활동할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너무나 지친 그는 결국 한국을 떠나는 선택을 하게 됐다.


윤씨는 "이후에도 연예계 활동할 기회가 있었다. 스물일곱 살 무렵에 큰 기획사와 계약 이야기가 오고 갈 때였다. 대표가 자주 볼 수 있게 강남으로 이사를 하라고 했다. 불가능하다고 하니 본인이 집을 해주겠다며 집에서 보자고 했다. 집에서 왜 보느냐고 되물으니, '진짜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 유명한 사람들도 나를 만나고 싶어서 목을 매는데 너는 행운아인 줄 알아라'고 답하더라"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그 기획사와 미팅을 했던 건데 너무 충격을 받아서 연락하지 않았다. 그러자 '빨리 갈 수 있는 길이 있는데 왜 돌아가려고 하냐. 빨간불에 꼭 멈춰야 하는 게 아니다. 유턴도 하고 속도위반도 하고. 빨리 가기만 하면 된다'며 집요하게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이후 충격 때문에 거의 한 달 넘게 집 밖에 나가지 못하는 윤씨가 심상치않다고 느낀 그의 부모님이 그를 캐나다로 데리고 갔다. 


윤씨는 "(거기서) 나도 자연 언니와 동일하게 극단적 선택을 했는데 다행히 엄마가 빨리 발견했다. 이후에 입원치료를 받았다"고 담담히 말을 이어갔다.


그는 마지막으로 "지금은 건강해졌다"라며 "자연 언니와 함께한 시간은 1년인데 그보다 열 배나 되는 시간이 흘렀어도 잊지 못한다. 이렇게 증언하는 게, 살아남은 내가 언니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말을 끝마쳤다.


한편 윤씨는 故 장자연 씨가 남긴 '장자연 리스트'를 목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 5일 언론 매체에 사건에 대해 목격했다고 밝힌 후 지난 12일 대검찰청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단에 참고인 자격으로 언론인 3명과 정치인 1명의 이름을 검찰에 진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