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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 울린 한 초등학생이 쓴 '노키즈존'에 대한 생각

1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이수(11) 군이 노키즈존에 대한 생각을 적은 일기가 공개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영재 발굴단'


[인사이트] 김천 기자 = "어른들은 잊고 있나 보다. 어른들도 어린이였다는 사실을..." 


전이수 군은 노키즈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덤덤하게 일기장에 적어 내려갔다.


1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영재발굴단 전이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노키즈존 관련 내용'이라는 제목으로 한 게시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에는 지난해 11월 전이수(11) 군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동생 전우태 군이 생일에 겪은 일화가 담겨 있었다.


다음은 전이수 군이 당시 쓴 일기 내용이다.


11월 19일. 내 동생 우태가 태어난 날이 바로 오늘이다. 그래서 우태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스테이크를 먹기 위해 1시간 거리에 먼 나들이를 하기로 했다.


사실은 내가 더 기다렸다. 스테이크가 먹고 싶었기 때문에.


우태가 2년 전에 먹고 너무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는 집이라고 했다. 그래서 생일날까지 기다렸다가 가기로 한 것이다.


얼마나 가슴이 부풀어 있던지 우태는 가는 내내 콧노래로 신이나 있었다.


나도 또한 그랬다. 드디어 레스토랑에 도착했을 때, 우태랑 나는 마구 달려서 문을 열고 먼저 들어갔다.


근데 어떤 누나가 들어오면 안 된다고 했다. 이해가 안 되었다. 꿈쩍도 않고 서 있는 우태의 등을 문 쪽으로 떠밀며 "들어오면 안 돼요" 한다.


그래서 난 "저희도 밥 먹으러 온 거에요" 했더니 누나는 이렇게 얘기했다.


"여기는 노키즈 존이야"


"그게 뭐예요?" 하니까 "애들은 여기 못 들어온다는 뜻이야" 한다. 무슨 말인지 도저히 모르겠다.


"우리는 밥 먹으러 왔다니까요. 오늘 제 동생 생일이거든요"


그 누나는 화가 난 채로 다시 말했다. "여기는 너희는 못 들어와. 얼른 나가!"


난 기분이 좋지 않았다. 우태는 실망한 얼굴로 조금씩 발을 옮기고 있는데 문밖을 나와 우태를 보니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때 마침 엄마가 와서 우태를 보았다. "우리는 못 들어가는 식당이래"


했더니 엄마가 "예전엔 다 같이 왔었는데 그럴 리 없어" 한다.


엄마도 한참 들어갔다 나와서 "안 되겠다. 우리 다른 데 가자!... 우태야. 여기 식당에 요리하는 삼촌이 귀 수술을 했나 봐. 당분간은 아주 조용히 해야 낫는데! 그러니까 우리가 이해해주자" 하고 말했다.


난 안다. 엄마의 얼굴이 말해주고 있었다. 우태의 슬픔은 내 마음도 엄마의 마음도 아프게 했다.


우태는 돌아가는 내내 "먹고 싶어! 아무 말 안 하고 먹으면 되잖아"하고 울었다. 조용히 우태를 안아주는 엄마의 눈에도 슬픔이 가득해 보였다.


어른들이 조용히 있고 싶고, 아이들이 없어야 편안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난 생각한다. 어른들이 편히 있고 싶어 하는 그 권리보다 아이들이 가게에 들어올 수 있는 권리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그 어린이들이 커서 어른이 되는 거니까.


어른들은 잊고 있나 보다. 어른들도...그 어린이였다는 사실을...


얼마 전에 봤던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아빠에게 물어보는 아들의 대사가 생각난다.


"아빠! 왜 개와 유대인들은 가게에 들어갈 수 없어요?" - 이수 생각 -


일기를 읽은 누리꾼들은 "노키즈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논리적으로 표현해 호소력이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인사이트Instagram 'jeon2soo'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영재 발굴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