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7일(토)

승리·정준영 사건에 묻힌 '김학의 별장 성폭력 사건' 피해 여성의 진술

인사이트YouTube 'KBS News'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승리의 성 접대 의혹과 정준영의 성관계 불법 촬영 및 유포 의혹 등 연예인들의 선정적인 스캔들이 연일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승리와 정준영 사건 역시 엄중히 다뤄야 할 사안인 것은 분명하지만,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사건이 있다.


바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고위공직자와 사회 유력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성 접대 사건인 동시에 가학성까지 띠고 있다.


또 지난 14일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 이모 씨가 KBS '9시 뉴스'에 출연해 눈물로 "살려달라" 호소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인사이트YouTube 'KBS News'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3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강원 원주시 소재 한 별장에서 김학의(63) 전 법무부 차관이 건설업자 윤중천(58) 씨로부터 성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뿐만 아니라 윤씨는 성 접대를 강요한 뒤 동영상을 촬영했다고 한다.


이후 윤씨는 성폭력범죄특례법 위반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김 전 차관은 성폭력범죄특례법 위한 혐의로 고소됐다.


하지만 검찰은 김 전 차관과 윤씨 모두에게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두 사람이 성접대 사실과 동영상 촬영을 부인한다는 점과 '동영상 속 여성의 신원을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그렇게 1년이 흘러 2014년 7월, 윤씨에게서 김 전 차관에 대한 성접대를 강요받았다는 피해여성 이씨가 나타났다.


그는 다음과 같이 주장하며 윤중천과 김학의를 다시 한 번 검찰에 고소했다.


"윤중천은 내게 약을 탄 술을 강제로 먹이고, 김학의는 내 뒤에 서서 나를 준강간했으며, 윤중천은 이를 촬영했다. 


그다음 날 윤중천은 나를 방과 수영장에서 강간했고 (반항하자) '어제 너 뒤에서 X친 사람이 누군지 알아 이 X야? 법조인인데 엄청 무서운 분이야. 이제부터 내 말 잘 들어. 내가 가라 하면 가고 오라 하면 오는 개가 되는 거야, 알았어?'라며 내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이 일을 발설하면 세상에 얼굴을 들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심지어 윤중천은 내게 별장에서 기르던 개와 ‘수음(獸淫)’까지 하라고 강요했다"


이는 2014년 '시사인' 보도로 처음 알려졌으며, 2018년 MBC 'PD수첩' 별장 성접대 동영상 사건 편에서도 다뤄진 고소장 내용의 일부이기도 하다.


인사이트뉴스1


이런 증언에도 검찰은 2차 수사 결과 동영상 속의 여성과 고소인이 동일 인물인지 확인하기 어렵다며 또 다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최근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을 꾸려 6년 만에 해당 사건 재조사에 돌입했지만, 김 전 차관은 소환 통보에 불응했다.


검찰 진상조사단은 강제 수사권이 없는 데다 이달 말 활동 종료를 앞두고 있어 사실상 재조사가 무산된 셈이다. 


이에 국민적 의혹에도 진실 규명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피해 여성이 용기를 낸 만큼, 6년 만에 어렵게 수면 위로 떠 오른 만큼 다시 묻히지 않도록 끝까지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한편 오는 18일 조사단은 과거사위 회의 때 기한 연장을 요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