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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놔준 후 3년 동안 '활개'치고 다닌 '몰카범' 정준영

가수 정준영의 '불법 촬영물 유포', 정말 3년 전 막을 수 없었던 걸까.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황비 기자 = 가수 정준영이 승리가 포함된 단톡방에서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혐의로 경찰에 정식 입건됐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다.


지난 11일 SBS '8뉴스'는 정준영의 불법 촬영물 유포 정황이 빅뱅 승리가 연루된 '버닝썬 사건'을 조사하던 중 한 단체 채팅방에서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그와 관련된 보도는 온종일 연관 검색어를 장악하고 그의 과거 행적을 낱낱이 들쑤실 정도로 엄청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다음날인 12일 황급히 해외 촬영을 중단하고 귀국했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공항을 가득 메운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정준영은 포토라인도 무시한 채 도망치듯 빛의 속도로 모습을 감췄다.


국민을 경악게 한 건 정준영과 그의 친구들의 대화 내용에서 엿볼 수 있는 여성에 대한 삐뚤어진 시각이었다.


그들은 여성을 오직 성욕을 만족시킬 수 있는 '도구' 정도로만 취급했다. 자신들의 행위가 범죄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기도 했다.


범죄 행위가 오랜 시간 이어져 왔다는 사실도 충격적이었다.


인사이트SBS '8뉴스' 


보도에 따르면 정준영과 그 친구들의 대화는 적어도 지난 2015년부터 이어져 왔다.


정준영은 지난 2016년 실제로 몰카와 관련해 구설에 올랐다. 당시 정준영은 성관계 중 동의 없이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여자친구 A 씨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그러나 그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죄가 없어서가 아니라 경찰이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경찰은 증거를 찾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다. 경찰의 당시 행태를 보면 사건을 덮으려는 은폐 의도까지 엿보일 정도다.


그렇게 경찰의 '도움'을 받아 풀려난 그는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유유자적 활개를 치고 다녔다.


그동안 얼마나 더 많은 피해자가 생겨났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인사이트권익위에 정준영·승리 카톡을 제보한 방정현 변호사 / YouTube 'SBS 뉴스'


부실 수사, 증거 인멸, 유착 의혹까지.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경찰이 신뢰 회복을 위해 할 수 있는 건 이제 아무것도 없다.


정준영 사건이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됐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은 특히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기소한 윤석열 검사장이 지휘하는 곳이라 기대가 모인다.


한 가지 확실히 해야 할 것이 있다. 이 사건이 절대 특혜에 취한 남자 연예인들의 치기 어린 성범죄 정도에서 마무리되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승리와 정준영의 문제의 단톡방에서 드러난 '성매매 알선'과 '불법 촬영' 혐의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을 대중은 알고 있다.


'버닝썬 사태' 처음부터 꾸준히 제기됐던 경찰과의 유착 의혹, 그리고 얼마 전 제기된 강남 클럽 일대의 국정농단 세력 개입설까지.


말뿐인 '성역 없는 수사'가 아닌, 한 치의 의혹 없는 진정한 성역 없는 수사가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