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점박이 / Facebook '동물구조119' , (우) 황구 / YouTube '발편발찍'
[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늘 혼자 지내던 친구의 곁에서 외로움을 달래주었던 황구는 두 '인간'의 손에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다.
지난 6일 동물구조 시민단체 '동물구조119'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유기견을 참혹하게 도살한 사람들을 고발한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게시글에 따르면 지난 3일(일요일)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건강원을 운영하는 A씨와 철물점을 운영하는 B씨는 유기견 '황구'를 공터에서 잔혹하게 도축했다.
수년 동안 개들을 도살해온 것으로 알려진 A씨는 도살당하는 개들의 비명소리를 듣기 괴롭다고 하소연하는 이웃 주민들에게 황구와 백구를 양도했다.
YouTube '발편발찍'
그 후 주민들의 보살핌 아래 황구와 백구는 서로를 의지하며 지냈다. 특히 황구는 백구를 늘 챙기면서 주민들에게 소소한 감동을 주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해 여름, 황구와 백구는 목줄이 풀려버려 떠돌아다니는 신세가 됐다.
어느 날 심하게 다친 상태로 발견된 백구는 주민들의 제보로 시민단체 동물구조119에 의해 구조됐다.
단체는 백구에 이어 황구도 구조하려 했으나 사람에 대한 경계가 심해진 황구에게 다가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로부터 4개월이 지난 뒤에도 황구는 구조되지 못하고 철물점 앞 공터에 살고 있던 강아지 '점박이'와 어울렸다.

YouTube '발편발찍'
이에 마을주민들도 서두르지 않고 사료와 물을 챙겨주며 황구의 구조를 기다렸다. 하지만 주민들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끝내 황구는 구조되지 못했다.
지난 3일 오전, 어김없이 점박이와 놀고 있던 황구는 철물점 사장 B씨에 의해 난데없이 강제로 포획됐다.
B씨는 평소에도 "황구가 자재를 물어뜯는다"며 불만이 많았고 매번 건강원 사장 A씨에게 "잡아가라"고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B씨는 황구를 제대로 잡기로 마음먹었는지 황구의 몸을 발로 짓밟고 움직이지 못하게 한 후 A씨를 불렀다.
황구가 도살된 현장 / Facebook '동물구조119'
얼마 뒤 공터에 도착한 A씨는 황구의 머리를 밟아 고정하고 가져온 흉기로 잔인하게 도살했다.
이들의 만행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잔혹했다는 게 동물구조119의 증언이다.
많은 사람이 다니는 대로변에 위치한 공터에서, 그리고 친하게 지내던 강아지 점박이 앞에서 황구를 무참히 죽였다고 한다. 게다가 중개업자를 불러 황구의 고기를 판매하기까지 했다.
동물구조119는 "주민과 공존하며 위협적이지 않은 유기견을 임의로 포획한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년간 불법적 도살을 자행하고 대로변에서 무고한 개를 도살해 주민을 충격에 빠뜨렸으며 지역사회 분위기에 심각한 해악을 끼쳤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이들은 남양주경찰서에 건강원 사장 A씨와 철물점 사장 B씨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다.
해당 사건을 접수한 남양주경찰서는 현재 즉시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동물구조119는 "'개 식용'이라는 악습 때문에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며 "전통이라는 미명하에 이루어지는 끔찍한 학살 개 도살·개 식용 악습의 굴레가 종식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 달라"고 국민청원을 올렸다.
지난 6일에 올라온 해당 청원은 7일 오후 1시 기준 약 5천 6백 명의 동의를 받았다.
한편 지난 1월, 동물보호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가 보호하던 유기동물을 무분별하게 안락사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유기동물 보호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