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7일(토)

'광안대교 충돌' 러시아 화물선의 사고 당시 CCTV 영상이 공개됐다

인사이트KBS '뉴스광장'


[인사이트] 이경은 기자 = 광안대교를 들이받은 러시아 화물선의 CCTV 영상이 공개됐다.


당시 화물선을 몰았던 선장은 사고 후 술을 마셨다고 주장했으나 공개된 CCTV엔 출항할 때부터 이미 음주 상태로 보이는 모습이 담겼다.


6일 KBS '뉴스광장'에서는 부산 광안대교를 들이받은 러시아 화물선의 사고 당시 찍힌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충돌 직전까지 조타실에서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등 선원들이 우왕좌왕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인사이트KBS '뉴스광장'


부두를 빠져나가던 러시아 화물선이 요트 계류장 쪽으로 향했고 요트와 뱃머리를 틀어봤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화물선이 요트와 부딪히게 되자 한 선원은 "못 돌린다. 요트 다 박살 낸다"고 말했다.


이에 교신 중이던 해상관제센터가 요트와 충돌했냐고 묻자 선장은 "아무 말 하지 마라. 문제없다"며 거짓 보고를 지시하는 듯한 말을 내뱉었다.


이후 선장은 배를 돌릴 수 없다는 일등 항해사의 말을 무시한 채 뱃머리를 오른쪽으로 틀었다.


일등 항해사는 다시 한 번 "못 돌린다"고 강력히 주장했으나 선장은 "간다, 간다"라며 그대로 밀고 나갔다.


결국 배는 정상 항로가 아닌 광안대교를 향했고, 이를 본 선장과 선원들은 어쩔 줄 몰라 하는 찰나 뱃머리가 교각 하판 구조물을 그대로 들이받고 말았다.


인사이트뉴스1


사고 당시 해경은 선장에게 음주 측정을 실시했고 혈중알코올농도가 0.086%로 나왔다. 그러나 선장은 사고 후 스트레스로 음주를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장에 함께 있었던 선원이 선장에게 한 말은 달랐다. 한 선원이 선장에게 "이게 술의 결과다. 들어갈 때뿐만 아니라 아예 배에서는 (술 마시면) 절대로 안 돼"라며 음주를 지적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


해경은 선장이 음주 상태에서 판단 미숙으로 선박의 회전 반경을 확보하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해경은 선장에게 해사안전법 위반 등 4가지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달 28일 오후 4시 23분께 6천t급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호는 계류장에 정박 중이던 요트 등 선박 3척을 들이받은 뒤 부산 광안대교 10번과 11번 사이 교각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광안대교 철제 구조물이 뜯겨나가면서 하판 일부분이 5m가량 찢어졌고 요트에 타고 있던 해양사 등 3명이 갈비뼈 골절 등 부상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