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너 XX 따까리지? 잘해라"
지난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개학 전날, 같은 반이 된 일진에게 '협박성' 메시지를 받은 학생의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의 주인공 A군은 개학을 하루 앞둔 어제(3일) 오후 8시, 친구로 등록돼 있지 않던 사람에게 "야"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누구세요" 하자 금방 답장이 도착했다. 상대방은 "너 ○○고 2학년 4반 A 맞지?"라고 답하며 A군의 신상을 알고 있는 듯한 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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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군은 그저 "어"하며 무심히 대답했다.
그러자 상대방은 "너 근데 B 알지?"하고 물었다. 1학년 당시 같은 반이었던 B군을 A군이 모를 리 없었다.
사실 B군은 학교에서 유명했다. 소위 '잘 나가는' 일진이었다. 종종 같은 반인 A군에게 이것저것 시키거나 무시하는듯한 말을 뱉고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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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군은 대화가 조금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어 알지 근데 왜?'라며 아무렇지 않은 듯 답장을 보냈다.
이에 상대방은 "너 B 따까리지? 내가 알아ㅋㅋㅋ 나도 4반인데 우리 내일 보자^^"라고 말했다.
친하지도 않고, 친해지고 싶지도 않은데 '따까리'라니. 기분이 나빴던 A군은 "나 걔 따까리 아닌데"라고 답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깡치'
그러자 상대방은 "뭐?ㅋㅋㅋ 그럼 내가 B한테 직접 물어본다~"라고 말했다. A군은 순간 B군이 와서 난리를 칠까 봐 덜컥 겁이 났다. 어떤 일이 일어날까 상상해보니 끔찍했다.
분명 그 일진은 A군에게 "네가 내 따까리가 아니면 뭐냐"며 험한 말을 할 것이 뻔했다. 이에 A군은 소심하게 "아니…"라고 답할 수밖에 없었다.
"ㅋㅋㅋㅋ그러니까 잘하자 응?"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깡치'
방학 동안 일진의 괴롭힘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이제 다시 괴롭힘이 시작될 거라 생각하니 몸서리가 쳐졌다.
게다가 또 다른 일진이라니. A군은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그가 보낸 메시지는 너무도 치욕스러웠다.
자신의 앞날이 걱정되기 시작한 A군은 누리꾼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해당 사연을 접한 대다수의 누리꾼은 "경찰에 신고하던지 학교에 말해서 학폭위를 열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학교폭력은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의 문제로 제기되어 왔다.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했지만 큰 효과는 볼 수 없었다.
지난달 18일에는 동급생에게 폭행당해 췌장이 파열된 학생의 부모가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또래 여고생을 노래방과 관악산 등에 끌고 다니며 집단 폭행과 성추행을 저지른 학생들에게 실형이 내려지기도 했다.
또 인천에서는 한 학생에게 폭력을 가하다가 끝내는 아파트에서 추락사하게 만들기도 했다. 심지어 그 학생의 패딩을 '가해학생'이 입고 경찰에 출두해 충격을 준 바 있다.